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지난 7월 16일부터 사업 시행 초기에 구청장이 추진위 구성을 지원하고, 이를 위해 정비구역 단계에서 구청장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이하 정비업체)를 선정, 추진위에서의 설계자 선정에 지원, 정비조합이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자를 선정하는 데 그 업무와 비용을 지원하는 공공관리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다. 경기도에서도 「도시정비조례」를 개정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필자는 공공관리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내재된 문제점과 개선안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첫째, 재건축사업의 경우 「도시정비법」 시행 이전 시공자선정과 관련해 지위확보 여부를 먼저 밝혀 공공관리제도 하에서 새롭게 시공자를 선정할 로드맵을 고시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구청에서는 웬일인지 이를 밝히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공공관리제도란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둘째, 구청장이 선정한 정비업체와 토지등소유자가 추진위의 구성을 위해 어떻게 동의서를 걷느냐는 점이다. 공공관리제도 하에서 대규모 지역의 경우 OS업체(여기에서는 동의서 징구업체를 말함)의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의 서면동의서를 매도하거나 매수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서울시 A구청 관내 B추진위에서는 창립총회 며칠을 앞두고 총회의 무산을 막기 위해 OS업체에 동의서 1장에 걷는 데 수천만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공공관리제도에서도 이를 묵인하게 된다면, MB정부의 ‘공정한 사회’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셋째, 논란이 됐던 철거업자의 선정은 시공자 공사 범위에 포함됐지만, 현실에서는 공공연히 철거업자만을 선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반해도 제재가 없어 공공관리제도의 핵심인 투명한 시공자선정까지 무너지게 된다. 추진위나 조합에서 철거업체의 선정은 시공자선정의 비리로 이어지지만 처벌규정이 없어 구청장들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시공자선정 규정을 위반한 것과 같은 형사처벌이 행해져야 할 것이다.
넷째, 정비사업은 추진위나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시공자선정 총회, 관리처분 총회, 해산총회 등의 총회가 개최되며, 도시정비법에서도 조합원들의 직접 참석률 10%를 요구한다. 이 총회 비용만 해도 수십억원이 소요되며 조합원 개인에게 수천만 원에서 억대 이상을 부담하게 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구청장들은 자체 내에 홈페이지를 구축해 온라인투표 방식 등을 도입해 조합원들이 직접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관리제도를 시행한다면서, 이런 제도는 놔두고 멀리 돌아가는지 알 수 없다.
다섯째, 서울시는 재건축사업에서 시공자를 선정하면서 무상지분율을 채택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지만, 강동구 일대 재건축조합에서 요구한 무상지분율 160%를 조건으로 선정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즉, 조합원이 원하는 무상지분율을 기준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하냐는 것이다. 이는 결국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 뻔하다.
여섯째, 시는 사업초기부터 총사업비가 얼마나 되고, 비용을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산정할 수 있도록 「추정 사업비 및 분담금 산정기준 프로그램」을 보급하겠다고 했다. 이는 조합원이 조합설립의 동의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며, 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가 조합설립의 동의로 의제되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런 프로그램은 조합보다는 추진위 단계에서 더 필요하지만, 조례가 시행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보급되고 있지 않다.
끝으로, 공공관리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관계 공무원에게 전문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그 지역 사정에 밝은 해당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제도권에 참여케 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구청 내에서 조합측과 반대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서울시나 구청의 권위만 내세워서는 이 제도를 정착시키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