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곳곳에서 분양가를 낮춰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며칠 전 판교신도시 임대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임대보증금 등을 낮춰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를 비롯해 하나의 사회 트렌드가 된 것 같아 씁씁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다. 왜 이런 일이 터지는가? 근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간 탓이겠지만 그 저변에는 조성원가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 탓이라 사료한다. 이는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시행자의 도덕적 해이와 지역의 개발사업에 편승해 기반시설을 공짜로 마련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욕심에 기인하고 있다.

우선 사업시행자의 도덕적 해이를 살펴보면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자. 한국토지공사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김포한강신도시를 조성하는데 들어간 직접인건비가 무려 969억3935만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직접인건비라 함은 ‘해당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직원의 인건비’를 말하는 것이다.

 

즉, 김포한강신도시를 위해서 투입된 토지공사 직원의 인건비가 직접인건비인데, 그 금액이 1000억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연봉 1억원짜리 직원 100명이 10년간 일을 한다는 이야기인데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물론 토지공사가 거짓으로 발표할리야 없다는 생각은 들지만 상식적으로 너무 많이 들어간다. 또한 감사원 감사결과에 의하면대한주택공사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양주덕정1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실제 집행하지 않은 분담금을 택지조성원가에 포함，355억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공은 택지원가를 산정하면서 착오로 철도분담금 210억원과 쓰레기 소각장 설치 분담금 46억4120만원을 도시기반시설 분담금에 계상했다. 주공은 더욱이 도로 건설공사비 분담금 98억6954만원을 덕정 1지구와 덕정 2지구 택지개발사업에 이중 계상했다. 주공은 결국 분담의무가 없는 355억원의 분담금을 집행하지 못하게 되자 '기타 수익'으로 처리한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토공은 국내 출장시 KTX 특실이용(56억원), 전세자금 무이자 대출(621억원), 해외출장비(31억원) 등 과다지출(07년 국정감사자료)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국가청렴위원회(현재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자료에 의하면 택지사업 추진과정의 제반비용, 방만경영 결과가 5년 평균방식으로 산정되는 일반관리비를 통해 택지가격에 반영됨으로써 원가절감요인이 없고 도덕적 해이가 조장된다고 한다.

 

또한 당해 지구와 관련 없는 회사전체의 비용과 영업외 손실이 기타비용을 통해 택지공급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자본비용에 반영되는 타인자본비용은 기타비용 산정과 관련된 영업외비용의 회사채 이자와 일부 중복되고, 간접비 산출기준이 추상적인 점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