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사업, 누가 문제인가?
정부는 1.13대책의 뒤를 이어 ‘2.11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추가로 내놓았다. 2.11대책의 일환으로 불쑥 수도권에서의 재개발사업에서 재개발 임대비율 17%를 20%로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책으로는 전세시장에는 큰 효과를 주지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서울을 비롯한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일대의 재개발조합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꾀하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내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실정을 잘 알지 못하면서 의욕만 앞선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일선 시장의 혼란이 말이 아니다. 권리산정기준일이 그렇다.
서울시에서는 자신들에 맞도록「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이하 도시정비조례)를 시행한 날(2003.12.30)을 기준일로 정해 그 이후에 ‘단독 또는 다가구주택이 다세대로 전환된 경우, 하나의 주택 또는 한 필지의 토지를 여러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 한 필지의 토지를 수개의 필지로 분할한 경우’ 등의 행위를 하여 여러 사람이 증가해도 한사람만 분양대상자로 하는 등 규제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2006.7.1「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재정비특별법)(제33조)의 시행 이후부터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날을 기준일로 정했다. 그 후 2008.12.31 법을 개정해 시. 도지사는 촉진지구 지정. 고시일 이전에 기준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고시하도록 했으나, 4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재정비특별법을 근거로 권리산정기준일을 앞당긴 대한민국의 시. 도지사는 아무도 없었다.
계속해 2009.2.6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을 개정함에 따라, 재정비특별법과 같은 내용으로 권리산정기준일을 정했다.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 이후에 앞의 금지 행위로 인해 소유자가 증가되더라도 분양권을 1인에게만 주게 된다. 이를 뒤집어 보면,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 이전에 금지 행위를 하면, 늘어난 소유자의 수만큼 분양대상자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법에 의해 기준일을 앞당긴 사례는 오직 서울시로, 그것도 딱 2차례 시보에 고시했다.
시도에서 권리산정기준일과 같은 기준일(예, 서울시는 2003.12.30. 경기도는 2007.4.9)을 시행하고 있는데, 서둘러 이런 규정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모르고 개정 작업을 서둘렀다면 더 문제다. 이 규정이 발효되면 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 및 재건축사업에 의해 건립되는 공동주택의 분양대상자를 가리는 기준일이 ‘2003.12.30에서 권리산정기준일’로 바뀌고 지분쪼개기 금지조치가 풀린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이런 이유로 도시정비법(제50조의2)과 재정비특별법(법 제33조)에서의 권리산정기준일을 조례에 받아들이기를 주저했다. 도시정비법이 개정된 지 1년 8개월이 지난 후에야 국내에서 서울시가 최초로 도시정비조례(2010.7.15)를 개정해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및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에서 권리산정기준일 이후의 금지 행위자에게는 분양자격을 박탈했다.
또한, 권리산정기준일에 관한 적용례와 경과조치를 규정하면서, 최초로 정비기본계획(정비예정구역에 신규로 편입지역 포함)을 수립하는 분부터 적용하며, 이 조례 시행 전에 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는 지역 및 지구단위계획이 결정·고시된 지역은 종전규정에 따르도록 했다. 아직도 재정비특별법상의 기준일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아무런 규정이나 언급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도시정비법과 재정비특별법상의 기준일이 충돌할 경우에는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이 속수무책이다.
국토부의 태도도 그렇지만, 서울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토부에서 법상 권리(?)로 규정한 권리산정기준일을, 서울시가 법령의 위임 없이 그 적용 범위나 시행시기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그나마 서울시에서는 대응하고 있지만, 인천시나 경기도에서는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상황이 이 모양인데, 국토해양부에서는 의욕에 넘쳐 도시정비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재개발사업에서의 임대주택비율을 높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