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재정비촉진사업과 관련,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추진하던 주민제안 동의율 완화 계획이 무산됐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7일 제233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임찬섭 도의원(한·오산) 등 11명이 발의한 '경기도 도시정비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표결에 의해 부결됐다.

 

개정안은 토지등소유자가 관할 시장·군수에게 정비구역 지정 입안을 제안할 경우 해당 지역 투지등소유자 총수의 70% 이상의 동의 규정을 2/3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발의자인 임 의원 등은 '전국적으로 재정비촉진사업 등 재개발과 관련해 주민동의율 70%를 고수하는 지역은 경기도 뿐'이라며 제도 보완이 요구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지역구 오산시의 경우 28만㎡으로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할 것을 추진 중이지만 70%라는 높은 주민동의율이 걸림돌이 돼 개발이 지연, 지역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수 도의원들은 도시환경위원회의 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특히, 도시환경위원회는 개정안 부결 당시 주민동의율을 축소할 경우 재개발 수요가 급증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 저소득 건물주 및 원주민 재정착율 저하 등의 문제가 파생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환경위원회는 “개정안을 심사하면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주민의 동의율을 하향하는 것은 소외계층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판단돼 기존의 주민동의율 70%를 유지하도록 의결했다”고 말했다.

도의회 한 의원은 주민동의율 축소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지역구는 대부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거나 지정될 예정으로 지역의 이익 및 이해로 인하여 발의 했기에 다수의 의원들이 반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도의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부천시 소사재정비촉진지구 등 17개소이며 오산시 재정비촉진지구는 아직 신청된 바 없다. 또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의 경우에는 정비사업의 구역지정과 같은 주민동의가 필요 없다.

 

도시정비법 제3조에서는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인구 50만 이상의 시장은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하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 제4조에서는 이 정비기본계획에 의해 시장·군수는 정비계획의 수립 및 구역지정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법에서는 도시정비조례에 구역지정 제안을 전혀 위임하지 않고 있으나, 지자체에서 제안제도를 임의로 시행함에 따라 그 비용과 노력을 주민들에게 전가시킨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이에 2005년 12월 경 당시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는 도시정비조례에서 주민제안제도를 없애라며 각 시에 기관권고를 내렸으며, 서울시 등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제한적인 경우에만 주민제안제도를 하도록 개정했다.

대구시의 경우에도 2007년 10월 30일 조례가 개정돼 주민제안에 의해 정비구역 지정을 입안하고자 하는 경우 70%에서 토지등소유자 총수의 2/3 이상으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기도만 동의율을 70%로 고수하고 있다.

각 시도별 도시정비조례 규정(정비구역지정의 입안을 위한 주민제안)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6조 ① 법 제3조제1항제9호에 따른 단계별 정비사업 추진계획 상 정비계획의 수립시기가 1년 이상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가 정비계획의 수립에 대한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 지역 토지등소유자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부산 도시정비조례 제5조의2 ②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은 정비예정구역의 주민은 토지등소유자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구청장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제안할 수 있다. ▲인천 도시정비조례 제6조 ②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토지등소유자의 경우에도 군수·구청장에게 정비구역지정에 대한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지역 토지등소유자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대구 도시정비조례 제5조 ②구청장이 주민제안에 의하여 정비구역 지정을 입안하고자 하는 경우 제1항제7호의 규정에 의한 동의는 토지등소유자 총수의 2/3 이상을 말한다. ▲대전 도시정비조례 제5조의2 ②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은 정비예정구역은 토지등소유자의 2/3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구청장에게 정비구역지정을 제안할 수 있다. ▲광주 도시정비조례 제6조 ①구청장이 주민요구에 의하여 정비구역의 지정을 입안하고자 하는 때에는 토지등소유자 총수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대전 제5조의2 ②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은 정비예정구역은 토지등소유자의 2/3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구청장에게 정비구역지정을 제안할 수 있다.   ▲울산 도시정비조례 제5조의2 ①구청장·군수가 주민의 요구에 의하여 정비구역의 지정을 입안하고자 하는 경우 토지등소유자 총수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충북 도시정비조례 제6조 ①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관할 시장·군수에게 정비구역지정을 제안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당해 지역 토지등소유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전북·경북·강원도·경남·전남·충남 도시정비조례에서는 구역지정 지정 입안에 관한 주민제안 규정 자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