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관심을 받았던 공공관리제도는 지난 4월 15일 개정된 도시정비법(이하 법)의 효력이 발생하는 다음달 1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제도 세부운영기준’에서 공공관리 제도는 시공자를 선정치 못한 단계인 추진위 또는 조합에 대해 적용하되, 서울시장은 구청장에게 공공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의 70% 범위 내에서 재정력을 감안해 차등 지원하며, 사업시행인가 내용을 반영한 설계도서에 따른 내역을 기준으로 시공자를 선정하겠다는 것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시공자 선정총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강동구 일대 재건축사업에서 갑자기 무상지분율이 부상(浮上)했다. 무상지분율에 따라 시공자 선정의 당락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재건축사업에서 선정된 확정지분제를 기준으로 한 무상지분율 174%란, 기존 50㎡ 아파트의 경우 추가부담금을 지불치 않아도 87㎡(50×1.74=87)의 신축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무상지분율의 수치 외에도, 확정지분제의 핵심은 일반분양분이 미분양된 경우 그 책임을 시공자가 이를 떠안는다는 것이다.
이러니 대형 건설사들이 기피할 것은 뻔하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따르면 보면, 대형 건설사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입찰 참여 하느니 차라리 공공관리제도에 의한 도급제로 선정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서울시(인천시의 경우 공공관리제도를 포기한 것으로 보임)는 7월 16일 시행될 도시정비조례에 의하면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설계도서를 근거로 내역입찰을 실시해 시공자를 선정하게 된다.
내역입찰을 통해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은 상식이다. 또한, 정비사업에서의 시공자 선정 비리를 없애려는 서울시의 시도(試圖)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여기에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점이 있다. 우선, 시가 주장하는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내역입찰의 경우에도 주민들이 원하는 확정지분제가 가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이 경우까지 국민의 세금 등으로 조성된 정비기금 등의 지원을 통해 사업에 찬성한 자들에게만 그 이익을 보장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정비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세금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둘째, 시공자를 선정시엔 국토부의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이하 선정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선정기준에 따라 ‘건설업자등관련자’는 건설업자등의 임·직원, 그 피고용인, 용역요원 등 건설업자등으로부터 당해 시공자 선정에 관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을 약속 받은 자(조합원인 경우를 포함)로서, 이들은 시공자 선정에 관한 서면결의서 징구,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개별 홍보를 할 수 없으며, 홍보를 목적으로 조합원 또는 정비업자 등에게 물품·금품·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해 ‘시공자를 선정한 자 및 시공자로 선정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그 외에도 형법에 따라 이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죄를 범하거나, 타인에게 지시해 죄를 범하거나, 방조한 자는 공동정범·교사범 또는 종범으로 처벌받는다.
현실은 어떠한가. 시공자가 직접 운영하거나, 그들의 지시를 통해 시공자 선정을 목적으로 조합원들로부터 동의서를 걷는 일명 ‘아웃소싱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법상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들에 의해 선정되는 정비업체나 시공자들도 눈치보고 있을 정도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향후 공공관리제도가 시행돼도 이들이 활동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앞서서 구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으면, 뒤를 받쳐줄 책임자도 있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제 서울시장 선거도 끝났으니, 차분히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