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학 박사
도시개발아카데미 강사
국토계획경제연구원 원장
언제부터인지 대한민국에서도 시위문화 질서가 잡히고 일반화돼 간다는 생각이 든다. 광폭한 물리력에 의한 질서교란행위가 아니라 평온한 가운데 피켓을 들고 훈련된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문화가 상당히 민주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정비사업 총회에서 꽹과리나 메가폰 등의 도구가 등장하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어느 총회장 입구에 다부진 몸과 눈빛으로 한사코 입장하겠다고 진행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젊은이가 있었다. 입장하고자 했던 젊은이는 당 조합 어느 조합원의 사위라고 했다.
정비사업 조합에서 총회를 개최할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성원이다. 2012년 도시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조합에서 진행하는 총회 중 중요도가 가중된 창립총회, 사업시행인가 총회, 관리처분총회 등의 경우 현장참석자 비율이 기존 10%에서 각각 10%씩 상향조정됐다. 전체 조합원의 20% 이상이 참석해야 총회를 진행하도록 개정된 만큼 현장에서 얼마나 애로가 많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필자는 고작 두세명 정도의 조합원이 현장에 출석하지 않아 길게는 7시간씩 설명회를 개최하며 조합원을 붙들고 기다렸던 경험이 있다.
추진위 단계에서 개최하는 주민총회의 경우 개의요건에 따라 추진위 설립에 동의한 자 중 서면결의자를 포함, 과반수가 참석하면 회의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추진위 설립 동의여부와는 상관없이 주민총회에 참석한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안건들이 결의된다. 이는 극단적으로 말해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13%만 찬성하면 안건들이 모두 결의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것을 의사정족수라 한다.
조합에서 총회를 개최할 때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조합원에 한한다.
조합원이라 함은 재개발 사업의 경우, 구역지정이 결정된 지역의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이 설립됨으로써 획득하게 되는 신분권이라 하겠다. 추진위 단계에서 토지등소유자가 비교적 추상적인 개념이라면, 조합이 설립된 이후 조합원은 권리를 구체적으로 행사하는 개개인을 의미한다. 총회에 참석하는 조합원은 조합원으로 등재된 본인이 원칙이다. 그런데 소유관계가 다수로 구성된 공유관계가 있다. 이 경우에는 다수공유자가 상호간 사전에 협의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표자를 선임해야 하고, 선임된 대표자만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공유관계인 조합원은 조합원으로서의 권리행사를 위해 반드시 대표자 선임을 해야 한다. 만약 대표자 선임이 돼 있지 않다면, 향후 수분양권에 관련해서 권리관계가 확정돼 있지 않음을 이유로 원칙적으로 분양권을 받을 수 없어 공유관계자 모두를 현금청산 대상자로 분류한다. 공동소유자들 중 대표를 선임하는 것은 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1인을 결정하는 것으로 소유관계인의 재산관계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다. 정리하자면, 조합에서 개최하는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는 1물권, 1소유자, 1조합원, 1인 입장이 원칙이다.
조합원은 조합 내의 신분권이다. 따라서 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조합원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에서 개최하는 총회의 경우 한정적으로 대리자가 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대리행위는 개인의 법률적 활동범위를 확장한다는 의미와 법률행위를 완전하게 할 수 없는 사람에게 권리행사를 보충해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제도적으로 매우 훌륭한 장치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법률행위를 대리로써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합에서 대리로 참석할 수 있는 범위는 당해 조합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그리고 3촌 이내의 성인이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총회에 참석하고자 하는 사위는 대리행위를 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법령 또는 정관에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으로 결혼 등으로 신분이 발생된 사위 또는 며느리를 특별히 규정하지 않는 한 사위나 며느리는 직계비속이 아니므로 총회에 참석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