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규제일몰제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는 시장과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는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IMD), 세계경제포럼(WEF), 세계은행(IBRD) 등의 국제기구들이 불합리한 정부규제를 국가경쟁력의 저해요소로 지적하고 있는데서 입증된다.

우리 나라의 규제 품질은 높지 못하다. 2005년 세계은행(IBRD)은 우리 나라의 규제품질을 204개국 중 58위로 평가했다. 불합리한 규제가 여전히 시장의 자율적 경쟁과 기업 활동을 저해하고 있어 규제 후진국이다.
정부도 다른 정권과 마찬가지로 규제 개혁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다른 정권에 비해 적극적이고 성과도 훌륭하다. 특히, 현장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 개혁 노력은 다른 정권과 분명히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시장에서의 현 정부의 규제 개혁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근본적 규제에 대한 미흡한 개혁일 것이다.

건설산업을 규율하는 규제들 중에도 시장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규제들이 많다. 지난 정권에서 몇 차례 개혁을 시도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민간 시장의 소비자와 공공시장의 발주자의 자율적 선택을 저해하는 규제 들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규제들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 상황에서 규제일몰제의 적극적 추진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민간 건의 규제의 일몰제 운영 계획이다. 여기에는 건설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건설업계 지속적으로 건의 해온 규제개혁 과제들이 대 부분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BTL방식에 의한 민간제안 사업 제한, 공동주택 등 건축공사의 통합 감리 규제, 전기ㆍ정보통신 공사의 의무적 분리 발주 규제, 건축ㆍ설계 겸업 제한 규제, 건설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등이다. 이러한 규제들은 규제 내용의 과도성으로 인해 건설시장의 자율성과 건전한 발전을 통한 산업 선진화를 저해해 온 대표적으로 불합리한 규제들이다.

일몰제는 규제개혁의 정당성이 있음에도 이해관계자의 저항으로 개선 이 이뤄지지 않은 불합리한 규제 개혁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려도 된다. 이러한 정부의 야심찬 규제개혁 정책이 불합리한 규제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도구로 전락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이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그 이유는 심사 결과 해당 규제가 일몰되지 않는 경우, 불합리한 규제가 합리적 규제로 새롭게 탄생하는 ‘호적세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5년 후면 정권도 교체된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규제 개혁에 대한 저항도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진정으로 초심으로 잃지 않는 현 정부의 규제 개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