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조합추진위원회 임원해임 총회소집권에 대한 단상

일간지를 보다보면 하단광고란에 총회소집공고문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00정비조합, 00조합설립추진위원회 등의 이름을 내건 총회소집공고문에는 줄잡아 5가지이상의 안건이 빼곡이 나열돼있다. 이렇게 소집된 총회가 법원을 통해 실제로 개최되지 못하는 사례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03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제정되면서 재건축, 재개발사업에서 조합설립 전 단계인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 반대세력 간 주민총회 개최를 놓고 벌어지는 주도권 다툼에 있어 법원의 판단은 결정적인 것이 된다.

얼마전 법조계의 한 신문에 "재건축조합 임원 해임... 총회 소집권은 조합장에"라는 제목의기사를 보았다. 임원을 해임하기 위해 토지등소유자 10분의 1이상의 발의로 소집된 총회에서, 조합임원의 해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23조제4항에 대해 법원은 임원 해임을 발의한 자에게 총회소집권을 준 것은 아니다는 해석한 것이며, 향후 유사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조합장을 포함한 임원의 해임총회 소집권을 조합장에게만 인정한다니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과연 그렇다면 도대체 조합장을 어떻게 해임할 수 있을까?

이 사건은 알려진 것과 달리 조합이 아닌 추진위원회의 주민총회소집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의 논란이 된 2007. 7. 1. 서울서부지법 2007카합933 주민총회개최금지가처분사건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운영규정 및 도시정비법 관련규정이 일반적인 안건의 경우에는 위원장에게 주민총회의 소집권한이 있지만 임원해임의 안건의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 1/10 이상이 주민총회를 직접 소집할 수 있도록 소집권한을 부여한 것인지, 아니면 주민총회는 위원장에게만 소집권한이 있으나 일반적인 안건의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의 1/5 이상의 소집청구가 필요하지만 임원해임의 안건의 경우에는 그 요건을 완화해 토지등소유자의 1/10 이상의 소집청구로 가능하도록 그 요건을 완화해 토지둥소유자의 1/10 이상의 소집청구로 가능하도록 정한 것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살피건데 … 운영규정 제18조제4항 또는 도시정비법 제23조제4항은 운영규정 제20조제2항 또는 도시정비법 제24조제2항에서 정한 위원장의 주민총회 소집권한에 대한 예외규정으로서 토지등소유자 1/10에게 주민총회의 소집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 단지 주민총회소집요구를 위한 요건을 일반적인 안건의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의 1/5 이상이 필요하나, 임원해임 안건의 경우 토지등소유자의 1/10 이상의 가능하게 한 규정이라고 볼 것이다.

도시정비법 제정시 추진위원회를 법정화하면서 조합과는 별도로 많은 규정을 마련했다. 특히 법 제15조는 건교부장관에게 추진위원회의 공정한 운영을 위해 추진위원회 운영 등과 관련해 법령이 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을 고시하도록 했다.

따라서 건교부가 고시한 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2006. 8. 25 개정 건교부 고시 제2006-330호)은 법 제15조의 위임을 받은 법률이 정한 범위 안에서 법률과 동일하게 강행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추진위원회가 위 건교부에서 고시한 운영규정과 다른 내용으로 수정하는 경우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다만 예시에 불과한 조합 표준정관과는 다르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위 건교부가 고시한 운영규정의 효력을 법률과 동일하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주민총회 개최시 관행적으로 조합총회를 무조건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건교부가 고시한 운영규정을 꼼꼼히 확인해 보아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