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된 재건축시장, 숨통 트이나

최경환 의원, 기반시설부담금법 폐지안 발의…국토계획법 연계

건교부․인수위 개선필요 공감대 형성

업계 입장만 대변한다는 비판도 있어

그동안 이중부담 논란을 일으키던 기반시설부담금제도 폐지가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기반시설부담금법 폐지안이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을 포함한 11명의 의원에 의해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환 의원은 폐지안 발의 이유로 기반시설부담금이 상가나 주택 분양가에 전가돼 분양가상승을 유발하고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의 부담을 가중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들었다.

애초 목적인 개발행위로 인해 유발되는 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을 당해 개발행위자에게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수익자 부담 및 원인자 부담의 원칙을 실현하고 기반시설 설치 재원을 확보해 난개발을 방지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이다.

또 사실상 최종 부담자인 일반 국민에게 재건축부담금이나 기반시설 설치를 위한 개발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과 도시계획세 등 조세 이외에 추가로 기반시설부담금을 부담하도록 해 이중부과 소지가 있는 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번 폐지안은 건교부가 지난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업무보고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업무보고에서 인수위와 건교부는 기반시설부담금제도가 애초 도입취지를 잘 살리지 못하고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제도개선에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폐지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과도한 규제로 얼어붙었던 재건축 시장에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당장 전용면적 85㎡를 기준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의 경우 1300만원, 그 외 서울 지역 1000만원, 수도권 아파트 700만원, 서울 단독주택 500만원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본지 2008.1.15자 5면 참조).

기반시설부담금법 폐지의 대안으로 국토계획법의 개정도 같이 추진되고 있다.

현행 기반시설부담금의 근거는 국토계획법 제67조에 있는 것으로 기반시설부담금법에 구체적인 사항을 위임하고 있다.

이에 최경환 의원은 국토계획법 개정안도 같이 발의해 기반시설부담금제도의 폐지에 따라 국토계획법에서 직접 기반시설부담금에 대한 사항을 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반시설부담구역을 지정해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에게 법령의 제․개정으로 인해 행위제한이 완화되거나 해제되는 지역, 용도지역 등이 변경되거나 해제돼 행위제한이 완화되는 지역 등을 기반시설부담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구역이 지정되면 기반시설설치계획을 수립해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최경환 의원은 두 법안을 입안하면서 “기반시설부담금 제도가 목적은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면서 부작용만 심하게 일으켜왔다”면서 “국토계획법과 연관해 기반시설부담금 제도 전면적으로 개편함으로써 기반시설의 원활한 설치를 도모하는 한편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실현해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반시설부담금제도 폐지가 건설업계측의 편만 들어준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는 성명을 통해 “기반시설부담금 제도는 시행된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평가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제도폐지는 건설사업자들에게 이윤을 보장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기반시설부담금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분양가 상승과 기반시설부담금은 관련성이 적다”며 “기반시설 부족에 따른 폐해는 시민에 부담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이처럼 기반시설부담금 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림에 따라 법률안 어떻게 처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