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최근 철근과 레미콘 등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건설자재가격 변동에 따른 기본형건축비를 즉시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기본형건축비는 주택 분양가상한액 산정시 활용되는 것으로 분양가상한액은 해당 사업지의 택지비와 건축비(기본형건축비+가산비)를 합산한 금액이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철근과 레미콘 등 건설 자재가격 급등으로 주택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단품슬라이딩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건축비 조정주기는 6개월(3월, 9월)로 고정되어 있어, 자재가격이 단기간에 급변하는 경우에는 건축비와 현실가격 간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며 “건축비 조정주기 6개월을 유지하며 분양가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되, 개정안에서 별도로 정한 4개 자재품목(46개 세부 품목) 가격이, 기본형건축비 고시 후 3개월 동안 15% 이상 변동하는 경우 기본형건축비 조정주기 전이라도, 해당 단일 자재가격을 고려해 기본형건축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단품 슬라이딩제도는 자재가격을 반영해 6개월 마다 건축비를 조정하는 것과 상관없이 가격이 급등한 폼목은 6개월이 되기 전이라도 올려 주는 제도다.

현재의 건축비는 지난 3월 1일부터 적용된 것이어서 6개월 이후인 9월 1일자로 재조정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인상으로 인해 건설자재의 가격도 상승함에 따라 주택건설현장에서 시정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자 국토부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15%이상 가격이 오른 품목을 반영해 건축비를 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국토부는 지난 3월 1일 이후 이들 품목의 가격 변동폭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 단품슬라이딩제도가 도입되면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신청을 하는 주택부터 분양가를 올려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개정안은 이달 18일까지 입법예고 기간 중에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달말~7월초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자재가격 상승기에는 주택공급 위축과 주택시장 불안을 예방할 수 있고 자재가격 하락기에는 분양가격 인하효과가 조기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9월부터는 소비자만족도가 높은 업체가 분양하는 주택의 분양가가 높아진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주택업체로부터 소비자만족도 평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해 8월중에 신청업체 중 최대 10%를 우수업체로 선정할 예정이다.
우수업체로 선정되면 9월 1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신청을 하는 주택의 경우 지상층 건축비의 1%를 분양가에 추가할 수 있다.

또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도 9월 1일부터 분양가가 오른다. 일반 아파트보다 많은 공사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특수성을 감안해 9월 1일부터 가산비를 올려 줄 계획이다.

한편 정부가 이처럼 기본형건축비를 탄력 조정해 건설원가를 현실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현 부동산실정과 동떨어진 분양가상한제를 보완하기보다는 새로운 가격 인하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소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총 공사비의 70%에 달한다”며 “실제적으로 기본형건축비에서 1%를 차지하는 것이 많고 전기구나 목재라든가 창호라는 것들은 자재로 안보고 시공단가로 치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본형건축비 조정시기를 3개월로 앞당긴다 하더라도 각각의 현장마다 발주시점이나 시공·분양시점이 달라 기본형건축비가 제대로 된 원가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문제는 분양가상한제가 지속되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업계의 전문가들은 가격안정을 위해 도입된 분양가상한제가 제 역할은 못하고 업계에 부담만 주고 있다며 시장경제하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조정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본형건축비 산정이라는 것이 결국 원가가 다르기 때문에 어렵다”며 “원가상승분이 지금처럼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조정하게 되면 가격이 계단식으로 오르게 돼 기준형건축비 산정을 전후로 가격차가 발생해 시장에 혼란을 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