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반대급부 없이 일반국민으로부터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금전이다. 또 부담금은 공익사업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사업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에게 부과되는 금전이다. 법적 성격은 조금 다르나 국민에게 부과되는 경제적 부담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특히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에 들어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이나 이해 당사자에게 부과하는 것이며 대표적인 준조세이다.

2007년 부담금 징수액은 14조3650억원으로 2006년에 비해 20.2%가 증가했다. 부담금관리기본법이 시행된 2002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7년 전체 부담금의 수는 101개로 전년보다 1개 증가했고, 중앙정부의 기금과 특별회계, 지방자치단체 등의 수입으로 귀속돼 사용됐다.  문제는 국민 부담이 가중됐다는 사실로 정부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개발사업에도 많은 조세와 부담금이 부과된다.

 

개발사업 단계별로 부과되는 조세가 채권의 매입을 제외하고도 12개에 이르고, 이중 몇 개는 2차례에 걸쳐 부과되기도 한다. 여기에 개발이익의 환수와 기반시설 설치 등의 재정충당을 위해 부과되는 부담금이 20여개에 이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업 승인의 조건으로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기부채납 규모도 상당하다. 개발사업에 부과되는 많은 조세와 부담금, 그리고 기부채납 등의 부담은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된다. 결국 소비자인 국민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개발 사업과 관련된 조세와 20여개의 부담금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동안 정부는 기본적으로 조세외의 부담금이 국민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저해시킨다는 이유로 부담금은 가급적 일반 재정인 조세의 틀 속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우선 부담금의 통폐합이 필요하다. 20여개에 달하는 건축 및 개발 관련 부담금을 몇 개의 유사한 성격의 부담금으로 통합해 부담금 행정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또 장기적으로는 개발이익의 환수도 ‘부담금’과 같은 방법이 아닌 재산세, 양도세 등의 조세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개발 관련 조세와 부담금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자 부담’과 ‘수익자 부담’ 원칙에 대한 한계의 설정이다. 즉, 국민과 기업이 납부한 조세와의 관계를 고려해 부담금 등의 ‘예외적 부담’의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그 이유는 부담금 납부자는 동시에 조세의 납부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세가 반대급부가 없는 것이라고 해도 중복 부과는 헌법 질서에 위반된다. 선진 외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철저한 검토가 이뤄진다. 부담금 부과의 공정성과 정확성도 제고해야 한다. 이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 부과가 신중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정부는 모든 산업에 ‘규제일몰제’를 적용하는 행정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에 대해 개별적으로 유효기한을 정해 놓는 것이 ‘규제일몰제’이다. 과거 정부보다는 적극성이 보여 기대가 크다. 부담금 부문에도 ‘일몰제’를 적용해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