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을 죄악시하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개발은 국민 삶의 제고에 틀림없이 기여한다. 그리고 개발의 이익에 대한 환수는 반드시 필요하며, 환수 방법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이를 기초로 개발부담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여러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개발부담금은 지난 정권시절,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재도입됐다. 근본적으로 개발을 제한하는 측면이 강해, 개발을 활성화시키고 개발의 이익을 극대화한 후, 그 이익을 환수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개발이익의 환수를 부담금이 아닌 양도세로의 전환을 통해 실현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한. 폐지를 검토하자는 뜻이다. 그 이유는 개발은 반드시 이익을 창출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며 개발의 이익이 장기적으로 실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 개발부담금으로는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환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적 개발이익은 단기적 개발이익보다 그 규모가 크다. 개발이 필요하다면 개발을 적극 활성화해 개발이익을 극대화한 후, 발생이익을 전체적으로 환수하자는 것이다. 투기가 아닌 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물류센터 등의 개발행위에 대한 개발부담금은 건축행위로 인해 유발되는 지가상승분에 대해 매각 전에 선 부과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에 장애 요인이 된다.

 

특히, 개발이익의 미실현 또는 불완전실현 상황에서 이뤄지는 개발이익의 환수는 적합성과 정당성을 모두 상실한다.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대상 또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유소, 충전소 등은 개발이익을 특정 회사나 개인이 독점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생활 편익을 위한 시설이므로 부담금을 축소 부과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개발부담금은 정유 회사의 유통망 확장을 위한 초기 투지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자 서비스 확장이 저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사업자가 녹지공간, 시설공간의 확보를 위해 산지, 농지 등의 지목 변경을 수반하는 경우도 부담금이 부과된다. 이를 부동산 투기나 시세차익의 실현으로 보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

개발이익 산정 방법도 개선이 필요하다. 개발이익은 개발사업이 종료된 후 3개월 내 부과된다. 다시 말해 준공 이후 부과돼 사업완료 시점지가가 과다 계상된다.

 

사업 완료 시점 지가는 변경된 용도지역 및 개발 결과 등이 모두 반영돼 매우 높은 지가로 평가되는 반면, 사업개시 시점 지가는 인허가 시점의 공시지가로 반영돼 실제 매입한 토지 가격 및 토지매입에 소용되는 각종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

 

사업개시 시점의 지가를 실제 매입금액과 각종 제세금 등을 모두 포함해 현실화해야 한다.

또 존속해야 한다면 일정 기간 부과 유예를 검토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논란 속에 금년 1/4분기 성장률이 IMF 이후 최악이다. 실물경제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부과유예의 상황은 충분하다.

 

민간의 투자는 정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특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개발부담금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