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부터 주택거래신고지역에 있는 재건축ㆍ재개발 구역의 아파트를 매입할 때는 자금계획을 꼼꼼히 세워 자금 출처 조사에 대비해야한다.

지난 달 24일 국토부는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재건축ㆍ재개발 구역의 아파트를 매입할 때 매입 가격에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 및 입주계획서를 해당 지자체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오는 1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전용 면적 60㎡를 초과하는 아파트나, 재건축ㆍ재개발 구역 안에 있는 아파트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매도인과 매수인은 15일 이내에 거래계약일, 거래가액, 거래당사자 등을 신고한다.

 

특히 6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경우 매수인이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와 실제 거주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함께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시행령이 개정되면 재건축ㆍ재개발 구역 안에 있는 아파트 매수인은 금액에 관계없이 주택거래신고와 함께 자금조달계획도 신고해야 한다.

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자기 자금과 차입금 등 2개의 항목으로 나눠져, 현금이나 금융회사 예금액과 부동산 매각대금 등 자기자금 규모 내역뿐만 아니라 사채나 금융회사 대출액 등 차입금 내역까지 자세히 기재해 제출토록 돼있다.

 

이렇게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는 국세청등 관계기관의 자금출처 조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그리고 매수인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 신고하거나 또는 기한을 넘겨 신고할 경우에는 취득세의 최대 5배까지 과태료를 물수도 있다.

이처럼 국토부가 재건축ㆍ재개발지역의 아파트 매입절차를 강화하는 것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앞두고 사전에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완화,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2회에서 1회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하나씩 풀어주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동산 투기를 미리 억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사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재건축이나 재개발 시장에 거래가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아파를 매입할 때 자금조달계획을 세워 신고키로 해도 지금은 크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현재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되어 있는 지역은 투기의 우려가 있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때도 자금계획을 신고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재건축ㆍ재개발 구역 중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재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 3구를 비롯한 서울 대부분의 지역과 인천 7개구, 과천ㆍ성남 등 경기도 26개시가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투기가 성행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토부장관이 지정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신고지역으로 지정하는 직전월의 매매가격상승률이 1.5% 이상인 지역, ▲소급해 3개월간 매매가격상승률이 3% 이상인 지역, ▲1년을 소급해 전국 공동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의 2배 이상인 지역 및 ▲관할 지자체장이 투기가 성행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그 지정을 요청할 경우 국토부장관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