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은 2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형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1)2자간 명의신탁은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가장매매등의 형식을 거쳐 수탁자에게 등기를 이전하는 경우이고, (2)중간생략형 명의신탁은 중간생략 등기와 명의신탁이 결합된 중간생략형 명의신탁으로서 신탁자가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등기는 타인, 즉 수탁자 명의로 등기하는 경우이고, (3)계약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간에 당사자의 지위에 관한 명의신탁을 약정하고 명의수탁자가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명의신탁이다. 이 경우 매도인은 실제 부동산의 취득자를 알 수 없고 수탁자만 알고서 거래가 이루어지며 신탁자는 수탁자에게 자금을 대주고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이 3가지 유형중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전에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로부터 명의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고 같은 법 소정의 유예기간이 경과해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의 대상은 당해 부동산이다. (대법원 2002.12.26, 2000다21123)

이 경우에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전에는 명의신탁이 유효해 신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후에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의 대상은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 28, 2002다66922)이 경우에는 명의신탁이 무효이기 때문에 명의신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앞으로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소송을 통해 돌려 받더라도 재산을 지키기 어려워지게 됐다.  법원이 재판과정에서 명의신탁사실을 발견하면 국세청에 이를 의무 통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재판과정에서 부동산 실명제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과세 당국에 통보하도록 하는 대법원 예규 제1171호를 확정해 각급 법원에 시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법원이 재판과정에서 명의신탁을 인정하더라도 과세 당국에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의신탁자들이 과징금을 내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차명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이 소송으로 재산을 되찾더라도 부동산 시가의 최대 30%까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에 따라 만약 6억원에 차명으로 매입한 부동산이 20억원으로 올랐다해도 명의신탁자가 소송을 통해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은 사실상 없어진다. 부동산실명제 도입 이후 대법원은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매매대금’에 한정해 재산권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명의신탁자가 매매대금 6억원을 돌려받더라도 시가의 최대 30%인 6억원까지 과징금을 물 수 있어 사실상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없게 되는 셈이다.  다만 부동산실명제가 시작된 1996년 7월 이전(유예기간 포함)에 맺은 명의신탁 약정은 대법원이 ‘부동산 자체’를 실소유자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하고 있어 이번 예규 제정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명의신탁자로서는 명의수탁자가 안 돌려주겠다고 배신해서 반환소송을 벌이는 지경까지 가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차명 부동산을 자신 명의로 돌려놓는 게 이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