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베를린 출장 중에 포츠다머플라츠(Potsdamer Platz)를 방문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포츠다머플라츠 지역 개발을 놓고 3년 동안 시 정부와 전문가, 투자가 등은 개발방식으로 '미국식 단일기능'과 '유럽식 복합기능'의 선택문제놓고 고민했다. 결론은 유럽식 복합기능도시로 결정됐다. 그 이유는 갑자기 거대 주택지 또는 업무중심 도시를 만들어 놓고 '여기에서 살거나 일하라'는 방식은 실패한다는 경험에 있었다.

또 개발과정에서 규제보다는 효율성이 우선 고려됐다. 베를린은 문화재가 많아 건물 높이가 최고 35m로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80m까지 지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개발을 담당한 소니도 101m 건물을 제안했다. 이 때 베를린 시는 "필요하다면 기존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며 투자가들의 손을 들어 줬다. 또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올려 거대 기업의 투자를 유도했다. 그 결과 소니, 다임러벤츠 등 10여 개 기업이 경쟁적으로 랜드마크 빌딩의 건축에 나서 포츠다머플라츠에 54억3000만 유로(약 7조4852억 원)를 투자했다. 도시경쟁력의 핵심을 경제적 측면으로 파악한 결과이다. 그 결과 포츠다머플라츠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환경과 경제과 복합적으로 결합된 공간으로 태어나 베를린 경제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도심재개발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가 높다. 기대에 부응하듯 재개발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소형평형비율 및 임대주택의무비율 등의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재개발 사업을 활성화시켜 수요를 충족시키는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하고, 필요한 경기부양 등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이다.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도시경쟁력의 핵심을 경제적 측면에서 검토는 미흡하다.

도심재개발의 경제적 측면은 개발 이익의 극대화이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인 개발이익의 환수를 외국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개발이익의 환수는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최대한 실현한 후, 발생한 이익에 대해 공공으로 환원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즉, 개발로 인한 공공과 사익의 조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발자 및 투자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최대화할 가능하며, 이 때 개발이익의 환수가 의의를 갖는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획일적인 용적률 등의 규제를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조절하면서 개발이익의 환수를 논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이러한 규제의 틀 속에서는 포츠다머플라츠와 같은 랜드마크적 도심재개발 사업의 추진은 어렵다. 결국 경제활성화라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자원의 낭비이다.

정부는 개발이익의 환수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할 것을 권고한다. 결론적 개발이익의 환수가 규제의 틀 속에서 짜내듯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환수가 아닌, 사업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개발 이익의 극대화하고 여기에서 공공을 위해 그 이익을 환수하는 개념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이는 투자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도심재개발 사업의 성공여부는 개발이익 환수 개념의 재정립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