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의 임대사업자, 서울시의 경우 다주택분양 불가

정비계획 수립시기 1년 이상 경과한 경우에 한해 주민제안 인정 등 조례 개정

앞으로 재건축사업에서의 임대사업자라 할지라도 서울시의 경우, 더 이상 2이상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없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제18회 조례․규칙심의회(이하 ‘심의회’)를 개최해「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이하 ‘도시정비조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현행 도시정비조례 제28조제2항 및 제3항인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정비구역 안에 소유한 임대주택 수만큼 주택을 분양할 수 있었던 조항을 삭제했으며, 정비구역지정 주민제안제도를 일부 개정하고 조합임원의 변경시 조합원 4/5의 동의를 요하던 것을 경미한 사항으로 변경해 까다로운 동의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재건축사업관련 임대사업자의 다주택공급 규정은 그동안 도시정비법의 규정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며, 청렴위원회의 기관권고에 따른 정비구역지정 주민제안도 개정내용이 원래의 취지를 벗어난 행정편의주의라는 문제점이 제기돼 향후 시의회 의결시 다시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의회의 의결을 받은 개정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재건축사업에서 임대사업자 다주택공급 규정 삭제

현행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8조에서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공람공고일까지 「임대주택법」에 의한 임대사업자 등록된 임대사업자에게는 정비구역 안에 소유한 임대주택 수만큼 공급할 수 있으며, 공급주택 규모도 임대사업자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규모에 가장 근접한 주택을 공급하도록 하였다.

반면 도시정비법 제48조제2항제6호에서 투기과열지구안에 위치한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1세대당 1주택만 공급할 수 있으며, 시행령 제52조제2항에서도 임대사업자에 대한 다주택 공급규정이 없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8조에서는 마치 시행령 제52조제2항에서 가능한 것으로 위임한 것처럼, 재건축사업의 경우 임대주택사업자에게 다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도시정비법 제48조제2항제6호는 강행규정으로 하위법령은 이에 구속된다. 따라서 서울시 도시정비조례가 임대주택사업자에게 다주택을 공급하도록 하는 것은 명백하게 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정비법 제48조가 예전에는 재건축사업에서 다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으나 법률개정으로 투기과열지구내 재건축사업에서는 1주택만 공급하도록 한 것을 제때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법령의 위임여부와는 별도로 임대사업자와 일반조합원의 형평성문제 및 분양주택이 늘어남으로 인한 권리배분문제와 같은 많은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전부 또는 일부 지정돼 있는 부산시(2007.8.8)와 인천시(2007.5.14), 경기도(2007.4.9) 등은 서울시에 앞서 임대사업자에게도 1주택만을 공급하도록 기존의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이를 해소했다.

한편 개정조례의 적용 시점에 대해 서울시 주거정비과 담당공무원은 부칙에서 규정하는 내용대로 “개정조례 시행일 이후 신청하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분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비구역관련 주민제안 제도 개선

입법예고안과는 달리, 주민제안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도시정비법 제3조제1항제9호인 단계별 정비사업추진계획상 정비계획 수립시기가 1년 이상 경과한 경우에 한해 정비구역지정의 주민제안을 인정하기로 했다.

주민제안제도는 도시정비법에서 정하고 있지 않던 제도로서, 원칙적으로 정비구역의 지정 등은 시장․군수․자치구청장의 의무이다. 그러나 서울시 등 각 시도 도시정비조례(서울시는 제6조)를 통하여 주민제안제도를 만들어 주민동의를 요구함에 따라, 주민들은 사업가능성과는 별도로 정비계획수립과 구역지정을 위해 용역을 발주하고 그 과정에서 정비업체나 기타 협력업체와 부적절한 금전거래는 물론이고 이는 투기과열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자신들의 의무를 주민에게 전가해 투기과열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받아 급기야 청렴위원회의 기관권고를 받아 부산시를 비롯하여 서울시도 주민제안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정비예정구역에서 단계별 정비사업추진계획상 정비계획 수립시기가 1년이 넘은 곳이 많은 실정에서 이러한 개정태도는 주민제안폐지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거정비과 윤옥광 주임은 “개정안은 건교부와의 협의를 통한 것으로 추후 그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규칙을 제정할 계획”이라며 주민제안제도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임원 또는 대의원 변경절차 간소화

현행 도시정비법 제16조에 의할 경우, 정비조합의 임원(조합장은 제외. 이하 같다)이나 대의원 변경은 조합설립인가 변경사항으로 4/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변경이 가능했다.

각 조합이나 임원 개인의 사정에 따라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매번 4/5의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변경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면 사업진행이 상당시간 지체된다. 따라서 개정안에서는 정비조합설립인가 내용 중 조합임원 또는 대의원의 변경을 경미한 사항으로 해 조합원 4/5이상의 동의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절차를 간소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