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시가지 개발을 위한 기본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다. 이를 광역화해 기반시설을 확충하면서 도시기능의 회복을 꾀하는 법은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재정비특별법’)이다. 양자는 상호 보완적이어야 그 효력이 배가(倍加)될 수 있으며, 여기에 공통되는 결합개발제도가 있다. 재정비특별법령에서 규모가 작은 정비사업의 광역화를 위해 규정했고, 뒤이어 2009년 2월 6일 도시정비법에서도 별도의 규정으로 신설했다.

먼저 재정비특별법령에서의 결합개발제도를 알아보자.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20% 완화한 이후, 도시경관 보호 및 원활한 재정비촉진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서로 떨어진 2 이상의 지역인 주거환경개선사업ㆍ재개발사업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하나의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즉, 도시경관의 보호와 함께 원활한 재정비촉진사업의 추진이라는 2가지 요건 모두를 갖춰야 서로 떨어진 정비구역을 하나의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하여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이 제도는 개발양도권과 비교되면서, 국내 최초로 서울시 이문?휘경재정비촉진사업(재개발사업)에서 진행 중에 있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정비사업에서도 독자적 결합개발제도 시행을 위해 서울시가 주체가 되어 2009년 2월 6일 도시정비법의 규정으로 신설했다.

‘시장ㆍ군수는 정비사업의 효율적인 추진 또는 도시의 경관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정비구역을 2 이상으로 분할하거나, 서로 떨어진 2 이상의 정비구역을 하나의 정비구역으로 지정 신청할 수 있다. 이렇게 정비구역을 분할하거나 서로 떨어진 지역을 하나의 정비구역으로 지정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 시행 방법과 절차에 관한 세부사항은 시도 조례로 정한다’는 점으로 볼 때 서울시 주장이 많이 관찰된  듯하다(법 제34조 참조).

도시정비법에서는 도시경관의 보호나 효율적인 정비사업의 가능성 중에서 하나만 충족하면 가능하다. 추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이하 ‘도시정비조례’)상 관련 규정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제도의 시행이 가능할 정도다. 그러나 양자의 차이로 인해 도시정비법에서 결합개발제도가 가능하더라도, 이를 광역개발로 연결해 재정비촉진사업으로 시행하려면 그 요건이 달라 재정비촉진구역 지정이 불가능하다. 이는 부실한 법 개정때문이라는 지적에, 반박할 논리를 찾기 어렵다.

역시 최근 개정된 도시정비법에서도 부실한 입법례가 있다.

2009.4.22 개정, 시행한 재건축임대주택의 폐지와 용적률 완화규정의 신설이다(법 제30조의3 참조). 과밀억제권역에서의 재건축사업에 한정해 법적상한용적률까지의 완화해 주는 대신 개발이익 환수의 차원에서 주거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주택(이하 재건축소형주택)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이 재건축소형주택을 향후 임대주택이나 장기전세주택(Shift)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 규정은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사업시행계획서 작성 이후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특색이 있어서, 주로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단계에서 작동하게 된다. 그래서 이 법 시행 이전에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를 받고 입주자모집승인을 받기 직전까지 진행됐더라도 정비계획상 용적률을 초과해 건축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업시행계획서를 먼저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변경하려면 토지등소유자 3/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부칙 ② 참조).

사업시행인가 동의를 받으려면 총회를 개최해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재건축사업의 특성상 이 단계에서는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인 조합원의 동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부칙 ②에서 사업시행계획서의 변경인가 동의를 조합원이 아닌 미동의자까지 포함한 토지등소유자의 3/4 이상을 요구한 것은 잘못된 규정이다. ‘조합원 3/4 이상의 동의’로 고치는 것이 옳다.

법률상 미비점이 발생하면 그 때가서 개정도 가능하다 할 수 있지만, 그 고통은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졌더라도, 부주의나 사족은 면죄부가 되지 않음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