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어떻게 바뀌었나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추진위에 대한 사업초기자금의 지원, 조건부 구역지정 주민제안제도 및 조합설립동의율의 완화 등 그동안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정비조례를 개정했다.

사업초기인 추진위에 대한 자금융자 등

개정 조례에서는 추진위 단계에서 자금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시환경정비기금을 통해 초기자금으로 융자할 수 있도록 했다(제36조제2항 및 제3항). 추진위가 그동안 시공자와의 불법적인 거래나 정비업체의 선정, 그와 관련된 각종 비리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추진위 단계에서는 시공자를 선정할 수 없고 업무가 제한적이어서 외부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한적 주민제안제도 운용

한편 개정 조례는 서울시 도시․주거정비기본계획에 따른 단계별 정비사업추진계획에서 정비계획 수립시기가 1년 이상 지나도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토지등소유자 2/3이상의 동의를 거쳐 정비계획수립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제6조제1항). 기존 정비구역지정 제안제도가 제한적인 조건부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법령의 위임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들의 행정편의를 위한 조항으로 이로 인해 추진위의 활동이 과열돼 왔다. 그래서 청렴위는 이를 없애도록 기관권고를 한 것으로, 주민제안제도 자체를 폐지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본지 2008.1.1자 15면 참조).

임대사업자 주택공급기준 변경

도시정비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재건축사업에서 아파트를 여러 채 분양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05.3.18 법 개정으로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역에서는 1세대가 2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도 1주택만을 공급하게 됐다. 이에 법과 조례를 일치시키기 위해 재건축사업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여러 채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제28조제2항 및 제3항을 삭제했다. 법과 조례간의 규정불일치로 인한 이해당사자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경미한 정비계획 변경사유 추가 확대

건축법이나 국토계획법 등 다른 법령이 개정돼 부득이하게 정비계획을 변경할 경우에는 경미한 사항으로 하여 주민공람공고, 지방의회 의견청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제23조제6호). 정비사업은 도시정비법뿐만 아니라 여러 법령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다른 법의 개정될 때마다 일일이 정비계획의 변경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너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정비조합설립 동의율의 완화 등

한편 조합설립인가에 대한 동의율 4/5를 3/4으로 완화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개정된 동의율 관련 도시정비법 조항은 개정 조례에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이 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조합임원(조합장 제외) 또는 대의원의 변경을 경미한 사항으로 하여 조합원 3/4 동의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업추진이 원활하게 되도록 개선했다(제11조제6호). 이는 조합임원이나 대의원의 경우 조합장을 보좌해 조합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을 고려해 절차를 간소화하였다.

준공업지역에서도 임대주택 건설해야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 시 준공업지역에서도 임대주택계획을 수립하도록 하였다(제8조제2호).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과는 달리 준공업지역에서는 임대주택을 건설하지 않아도 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준공업지역에서 시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주택이 건설되는 경우 임대주택을 건설해야 한다.

정비기반시설 설치비용의 대상 확대

사업시행자의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 시행자가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에 대해 주택재개발구역 안에 시장이 인정하는 지역(표고 40m이상의 구릉지 또는 경관보호가 필요한 지역 중)에서는 정비기반시설 설치비용 보조대상을 확대했다(제35조제2항제2호). 또 기본적으로 정비계획을 구청이 수립하도록 규정함에 따라 일정범위 안에서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제35조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