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주택특별공급제 폐지 보상계획 공고시 입주권 받는다

서울시 개정규칙의 시행에 따른 경과조치 사항추가 입법예고

철거민들, ‘개정안 자체 무효화 시켜라’ 집회․민원등 집단반발

서울시가 지난 2007.12.20일 ‘서울특별시철거민등에대한국민주택특별공급규칙’(이하 철거민주택특별공급규칙)을 개정한데 이어 최근 또다시 철거민주택특별공급규칙을 개정함에 있어 그 취지와 주요내용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입법예고와 관련해 개정규칙의 시행에 따른 경과조치에 관한 사항을 추가로 입법예고 하자 철거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철거민 철거민주택특별공급제 폐지에 따라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하게 되는 철거민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각종 언론매체와 집회를 열고 각 구청과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철거민특별공급제 사수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관련기사 본지 14호 5면)

결국 이런 철거민들의 대규모 반발이 이어지자 서울시가 한발 물러나 2008년 4월 17일 이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15조 본문 규정에 따라 보상계획을 공고(같은 조 단서 규정에 따라 보상계획을 공고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다.)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토록 하는 경과조치를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홈페이지에 게제돼자 서울시 개정안에 대한 클릭수가 거의 1만여건에 이르며, 서울시 자유게시판에는 수백건의 항의성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철거민들은 아예 철거민주택특별공급제 폐지하는 개정안 자체를 없애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철거민연합회 한 관계자는 “기존의 서울특별시철거민규칙은 시민에게 도시계획철거민에 대하여 침해규정이 없어 위법․위헌의 여지가 없었으나, 개정 규칙의 경우 국민의 재산권 및 생존권에 관한 막대한 침해를 하는 규정을 두었는 바, 이는 당연 무효”라며 “국민에게 금전적부담, 재산권, 권리, 의무 등에 관한 사항은 법규(법률 및 조례)로 정하도록 되어 있는 바, 도대체 금번과 같은 중대한 침해를 규칙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서울시 공무원의 수준을 의심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약 5천여가구 이상 2만여명 이상 피해 추정된다”며 “거주 중심 주거대책 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보유 주택을 헐값의 보상금으로 수용하고 장기전세 주택에 입주를 강요하는 것으로서, 이는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을 강탈하는 것임은 물론 민주 자본주의의 기본 이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거민 송모씨는 “철거민 철거민주택특별공급규칙을 제정할 때는 철거민을 위함에 앞서, 도시환경개선을 위한 시 행정편의를 위함이 아니었냐”며 “최근 정부와 국회는 철거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주대책에 대한 원가공급을 입법하고 2008.4.18로 그 시행을 앞두고 있고 바로 그 시행일에 맞추어 특별 분양 제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토지보상법에 의거한 원가 공급을 회피하기 위해 급조한 규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국가정책에 역행하는 것이고, 그 폐지사유 또한 서울시가 SH공사를 통해 막대한 분양차익을 누리면서도 철거민 이주대책이 시민의 부담을 늘린다는 옹졸한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철거민 김 모씨 는 “개정안 규칙에 임대주택공급에 대해 지나치게 두루뭉실 규정돼 있어서, 향후 적용시 혼란의 여지가 많고 시에서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해 시민의 재산권을 마음대로 침해할 여지가 매우 크다”며 “현실적으로 도시계획에 편입되는 33평형 특별 분양권의 경우 약 1억원 이상이 그 프리미엄으로 간주돼 주택의 가격에 더하여 호가 또는 거래되고 있는데 반해 개정안 시행시 재산가치도 전혀 없고 거래도 안 되는 임대아파트와 기껏해야 1000만원의 이주정착금을 준다면 가구당 무려 9000만원 이상의 현실적인 재산손실이 발생하지만 이런 실상을 투기꾼의 농간에 의한 것이라고만 치부하는 시의 생각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철거민 연합회 한 관계자는 “사람은 집을 소유할 권리가 있고 대다수 서민들은 그것이 꿈이다”라며 “조그마한 집하나 갖고 있는 것 강제로 헐값으로 빼앗으면서, 평생 임대아파트에서 살라는 것은 대체 어느나라 법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일이 발생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형평성 문제도 심각

“철거민 윗집과 옆집은 사업이 빨리 진행돼 특별분양입주권이 나왔는데, 내 집은 안나오고, 구청에 계획은 잡혀 있는데 빨리 진행이 안돼 누구는 입주권이 부여되고, 누구는 조금 늦었다고 안되고....이게 말이 됩니까?”

개정안이 시행시 형평성 문제도 심각하다 일부지역은 경과규정 등으로 입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보상계획을 공고하지 않은 다수 지역의 철거민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된다.

철거민 연합회 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 내의 철거민과 재개발 철거민에게는 분양아파트를 주고, 도시계획철거민에게는 임대아파트를 준다면 형평성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주택을 시세에 한참 못미치는 헐값에 수용하면서, 임대주택을 보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서울시의 이러한 행동에 다소 의아한 모습이다.

한 전문가는 “서울시가 철거민 주택특별분양 폐지안을 내놓으면서 그 가장 큰 이유가 투기적 요소를 차단한다는 것인데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디에서나 일부의 투기적 요소가 있으며, 사실상 완전히 제거하기는 힘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투기적요소의 제거는 정책의 입안 과정에서 검토가 되어야 할 부수적인 사항이 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정책의 가장 큰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이 재산권의 보호와 공익추구라는 정책이나 제도의 목표를 저해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도 “도시계획시설 사업으로 철거민에게 입주권을 주는 제도는 전국에서 서울시가 유일하지만 시의 대행은 미흡한 점이 너무 많다”며 “언발에 오줌누는 식의 일을 처리하기 보다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듯이 전체적인 관점에서 제도를 정비해야 추가적인 반발이 최소화할 수 있을 것”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