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합도 사업대지의 95/100 이상의 소유권을 확보하면 나머지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달 12일 국토해양위원장은 정부 및 김성태의원 등이 제출한 7개의 주택법 개정법률안을 통합ㆍ조정한 후 위원회의 대안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고, 이 대안이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에 개정된 내용을 보면 ▲주택조합도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도시형 생활주택이 신설되고 ▲주택공급규칙에 있던 특별공급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하고 ▲주상복합건물 건립시 주택물량의 일정비율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경우 해당 사업의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게 했다.

 

◆주택조합의 매도청구권
매도청구권은 사업계획 승인을 얻은 사업주체가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해당 주택건설대지 중 사용할 수 있는 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소유자에게 그 대지를 시가에 따라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택법상 매도청구권은 알박기가 주택 분양가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알박기 토지를 강제로 매도청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강구하게 된 것이다.

2005년 1월 8일 주택법을 개정하면서 주택건설대지 면적의 90%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권원을 확보한 경우에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되,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고시일 3년 이전에 토지 소유권을 미리 확보한 자에 대해서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다가 2007년 1월 11일에는 사용권원의 확보비율이 90%에서 80%로 완화되고, 매도청구 대상에서 제외되는 토지소유자도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고시일 3년 이전에 소유권을 확보한 자에서 10년 이전에 소유권을 확보한 자로 축소됐다.

그해 10월 17일에는 사업시행자가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의 소유기간에 상관없이 매도청구의 상대방이 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조합에게는 주택건설대지에 대한 매도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아, 주택조합이 사업주체로서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할 때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택조합이 사업계획의 승인을 얻고자 하는 경우에는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100% 확보하도록 해 일반주택건설사업에 비해 주택조합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본지 35호 17면>.

이는 불특정 다수인인 일반청약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일반주택건설사업과 달리 주택조합의 목적이 조합원이 본인의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조합을 결성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전병헌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 할 때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업주체에 설립인가를 받은 주택조합을 포함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국회를 통과한 내용을 보면 주택조합에 대한 사업계획승인 요건을 95/100 이상 소유권을 확보한 경우로 완화하고, 사업승인을 받은 주택조합에 대해서는 매도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에 따라 주택조합도 일반건설사업주체와 같이 매도청구권이 허용돼 알박기에 따른 토지매입비 상승 그리고 사업지연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해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도청구권이 소송절차를 통해 개인의 재산권을 강제로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매도청구권 행사과정에서 ‘알박기’가 아닌 실제 소유자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도시형 생활주택
도시형 생활주택(이하 생활주택)을 150세대 미만의 국민주택규모에 해당하는 주택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택으로 정의하고 있다.
개정법에 따르면 생활주택을 건립할 때는 주택법상의 감리와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생활주택 건설을 촉진해 쾌적하고 저렴한 소형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백성운의원이 발의할 때는 ‘단지형 다세대주택’으로 정의됐지만, 현행법상 다세대주택은 주택법상에 정의된 개념이 아닌 주택법 시행령 및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정의되는 공동주택의 한 유형이므로 법률에서 다세대주택에 대한 개념정의 없이 단지형 다세대주택을 정의하는 것은 체계상 적당하지 않다는 견해에 따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변경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다세대주택이라도 20세대 이상으로 건설할 경우에는 주택법상 ▲사업계획 승인을 얻어야 하고 ▲감리 및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다.

다세대주택이 도심내 서민층의 소형주택 수요의 상당부분(약 15% 수준)을 해소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택법상의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해 19세대 이하의 단지로 분할해 연접 개발됨에 따라 여유공간이 부족하고 조잡한 디자인과 밀집된 배치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생활주택으로 도입으로 국민주택규모(85㎡ 이하)에 해당하는 주택을 150세대 미만으로 건립하는 경우에는 부실시공을 방지하기 위해 감리는 실시하되, 지자체가 지정하는 주택법상 감리자 지정이 아닌 건축법에 따라 감리계약을 통해 감리를 받으면 돼 소요시간과 경비의 절감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그동안 분양가 상한제 적용됨에 따라 사업성 저하로 인해 2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공급이 저조했지만, 이번 생활주택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지 않아 저렴하고 쾌적한 소형주택의 공급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공급 및 주상복합
그동안 일반 모집 절차와 별도로 국가유공자, 장애인, 철거주택의 소유자 등에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특별공급제도가 주택공급규칙에 근거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금번 주택법 개정에서 이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국가유공자 등 국토부령이 정하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국토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입주자 모집조건 등을 달리 정해 별도로 공급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주택과 주택 외의 시설을 동일 건축물로 건축하는 주상복합의 경우 주택건설 물량 중 일정비율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경우에는 해당사업의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완화된 용적률의 60/100 이하의 범위에서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장광근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임대주택 건설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민영주택건설사업자가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유도해 도심내 임대주택의 건설과 공급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