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시가 발표한 ‘주거환경개선정책 및 보완 발전 방향 방안’에서 언급된 도시형 생활주택의 입법안이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입법예고 됐다<본지 39호 4면, 40호 17면>.
국토부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단지형 다세대 주택 ▲원룸형 주택 ▲기숙사형 주택으로 구분해 올해 5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원룸·기숙사형의 경우 1~2인 가구를 겨냥한 주택으로, 기존 불법으로 개조돼 이용되고 있는 원룸(원룸텔) 및 고시원(고시텔)에 대한 대체 방안으로 나온 것이다.

원룸형 주택은 ▲세대별로 독립된 주거가 가능하도록 욕실과 부엌 등이 설치되고 ▲욕실을 제외한 거실을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하며 ▲세대별 주거전용면적은 최소 12㎡이상 최대 60㎡ 미만으로 정해졌다.

이에 반해 기숙사형 주택은 ▲취사장, 세탁실, 휴게공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구조를 만들어 세대별 독립된 주거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세대별 주거전용면적은 최소 8㎡이상 최대 40㎡ 미만으로 원룸형에 비해 더 작다.

 

그러나 원룸형·기숙사형 모두 지하층에는 주거면적을 구성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가 내놓은 원룸형·기숙사형 주택제도에 따르면 원룸형은 1세대당 차량 0.3~0.7대, 기숙사형은 0.2~0.5대를 수용하도록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입법예고안을 보면 법정 주차대수 산정 기준과 지하층세대를 불허함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졌다”며 “특히 역세권 및 도심지 짜투리 땅을 활용한다는 취지에 무색하게 진입로를 6ｍ 이상으로 하고 있고, 기존에 불법으로 개조된 원룸텔 등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입법예고안에 의견을 제시한 이모씨는 “기존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주차장 기준은 1세대당 1대로 수치상으로는 이보다 낮아졌다”면서도 “현재 세대수가 아닌 건축면적으로 주차기준을 정한 근린생활시설로 건축한 후 원룸으로 불법개조 해 활용하는 것에 비해 더 많은 주차면적을 요구해 사업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9일 수도권 전매제한기간을 추가로 단축하고, 아파트 근린생활시설의 용도변경을 허용하는 등의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달 20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이 같은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던 국토부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시행키로 한 것이다<본지 40호 17면>. 

 

◆전매제한기간 단축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단축해 과밀억제권역에서는 85㎡이하는 7년에서 5년으로, 85㎡초과 주택은 5년에서 3년으로 개정키로 했다.
그 외 지역은 85㎡이하는 5년에서 3년으로, 85㎡초과 주택은 3년에서 1년으로 개정하고, 민간택지의 경우에도 3년과 1년으로 각각 단축한 것이다.

또한 최근에 부부간 재산을 별도로 소유·관리하고 있는 부부별산제의 추이를 반영해 전매제한 기간 내에도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또는 그 소유권에 대해 공동명의 등 부부간 증여를 허용하기로 하고, 전매제한 완화와 부부간 증여는 개정·공포 즉시 시행하고 이미 분양된 주택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복리시설의 신·증축 허용
공동주택내에 복리시설의 의무설치기준이 변경돼 준공된지 20~30년된 공동주택의 경우 그 의무설치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입주자의 공유가 아닌 복리시설을 신축하거나 증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건축물의 위치 및 규모 용도가 사업계획으로 승인된 범위로 한정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주택내에 있는 부지에 대한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시설로의 변경이 가능하도록 시장·군수·구청장이 시·군·구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얻어 복리시설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용도변경 신고 후 처리기간을 현재 25일에서 12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는 지난 12일 아파트지구내에 있는 소규모 개발잔여지에 비주거 용도의 건물도 들어설 수 있도록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76년부터 잠실과 반포, 서초 등 시내 18개 지구 약 11㎢를 아파트지구로 지정해 관리하면서, 이 가운데 부득이하게 아파트로 개발되지 못한 잔여지 약 14만3000㎡에 대해서도 주택의 용도로만 건물을 짓도록 했다.

현행 조례는 아파트지구 내 개발잔여지에는 인접한 토지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등의 건물만 지을 수 있게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아파트지구 개발이 이미 완료된 이상 인접 지역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반주거지역처럼 주거용 건축물뿐 아니라 근린생활시설도 건축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해 왔었다.
서울시는 이번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주택용도로만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아파트지구내 개발잔여지를 비주거용으로 건축할 수 있는 주택의 유형과 범위 및 그 허용절차를 규정했다.

이에 따라 비주거 용도인 제1·2종 근린생활시설을 연면적 50% 범위에서 함께 건축할 수 있게 했는데, 여기에는 수퍼마켓과 대중음식점, 학원, 세탁소 등을 함께 건축해 사용할 수 있다.

◆발코니 확장 요건 완화
국토부가 밝힌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발코니 확장이 쉬워졌다.

현행법은 공동주택에 입주한 세대가 입주를 한 후에 발코니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동 입주자의 2/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지자체에 허가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입주 후에 개별적으로 발코니를 확장할 경우 해당 동 입주자의 1/2 이상의 동의만 받으면 확장공사를 할 수 이게 된다.

또한 증축행위를 수반하는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주택법에 따른 사용검사기일로부터 15년이 경과해야 하는데, 실제 건축물이 노후화하는 시점은 건축물의 입주 및 사용시점부터라고 봐야한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의 리모델링 가능시기를 사용검사일뿐 아니라 임시사용 승인일도 포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