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 제49조제6항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고시가 있은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이전의 고시가 있은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해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 다만,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도시정비법은 폐지된 도시재개발법 제41조 제7항과 동일한 내용이며, 이 조문에 대해서 대법원은 도시재개발법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가 있으면 사용·수익정지명령을 요하지 아니하고 목적물에 대한 종전 소유자 등의 사용·수익이 정지되고 시행자는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고, 사업시행자는 이를 근거로 명도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견해에는 찬성할 수 없다.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조합원에 한해 적용돼야 할 것이지 조합원이 아닌 자에게 적용할 것이 아니다. 즉, 조합원이 아닌 자는 정당보상을 받지 않는 한 명도의무가 없다고 사료된다.

도시정비법 제38조는 사업시행자에게 원활한 사업의 진행을 위해 그 구역 내의 토지와 건물에 관해 ‘강제수용 및 사용’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 도시정비법 제40조는 정비구역안에서 재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그 밖의 권리에 대한 수용 또는 사용에 관해서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바, 건물소유자로서는 토지보상법에 의한 보상, 즉 토지 건물에 보상금, 주거이전비, 이주대책, 생활대책 등을 받지 않은 이상, 그 주거를 이전할 의무가 없다는 점,

건물소유자는 주거이전비, 이주대책 등이 없이 주거 자체를 상실하게 되고, 또한 자신의 소유의 토지와 건물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업이익, 임대수입을 강제적으로 박탈당하게 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정비사업의 시행자라 하더라도 조합원이 아닌 자에게 대해서는 정당한 손실보상을 하지 아니하고서는 사용수익 정지권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