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동항이 사업구역 모든 토지, 건물의 소유자에 대해 토지보상법에 따른 정당한 보상없이 사용수익권을 정지시키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헌법에 반하므로 무효인 조항인 것이다. 법률에 의해 공익사업을 위해 타인의 재산권 및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한다고 하더라도, ①목적의 정당성, ②방법의 적절성, ③침해의 최소성 등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동항은 재개발사업 등의 조속한 진행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목적의 정당성), 동항의 토지, 건물의 소유자 등에 대한 사용수익권정지가 적절한가가 문제된다(방법의 적절성).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조합원이 아닌 자 소유의 토지와 건물에 관해 토지보상법에 따른 수용 및 보상을 하지 않는 이상,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소유권을 취득하지 않는 이상 위 건물의 철거 및 현상변경, 처분 등을 할 수 없어, 단순히 위 조합원이 아닌 자의 주거이전의 자유 및 위 토지와 건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재산권을 박탈하는 것일 뿐, 재개발사업의 조속한 진행이라는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다.

나아가 동항은 조합원이 아닌 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마저 위협한다. 즉, 조합이 조합원이 아닌 자에게 손실보상 없이 당장 살고 있는 집을 비우라고 하는 순간, 그 사람으로서는 당장 돈을 마련할 수 없어 길바닥에 나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고, 이때부터는 건물소유자가 사업시행자에게 싼 값에라도 자신의 토지와 건물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수해 갈 것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조합이 동항의 권리를 행사함으로 인해, 조합원이 아닌 자는 주거이전의 자유, 자신의 소유의 물건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재산권을 박탈당하게 돼 생활의 근거지가 완전히 상실되는 반면, 조합은 건물소유자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철거하거나 현상변경, 처분할 권한이 없고, 단순히 점용할 수 있는 권한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조합이 사용수익정지를 요구하는 순간, 건물소유자는 주거이전의 자유와 재산권이 박탈되게 되고, 위 토지와 건물은 그대로 방치돼 그로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도 막대하게 되는 데 비해, 동항으로 인한 재개발사업의 조속한 진행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미미해 최소제한의 원칙에 심각하게 반한다고 할 것이다.

 

결국, 동항이 비조합원에게도 적용된다고 해석한다면 이는 조합으로 하여금 아무런 손실보상 없이, 건물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그 건물에 세들어 사는 임차인, 세들어 영업을 하는 상인 모두의 생활의 근거를 빼앗아, 이를 담보로 강제적으로 건물의 명도 및 건물의 소유권을 빼앗은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이므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어느모로보나 도시정비법 제49조제6항은 조합원에게만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