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공영개발자에게 학교용지 및 학교시설 비용을 부담시키려 하자, 국토부가 분양가 상승 및 주택공급 감소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11일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임해규의원과 김진표의원 및 정부가 제출한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정리해 위원장의 대안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학교용지 무상공급 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등 공영개발사업 시행자가 개발사업을 하는 지역에서는 사업의 종류와 규모에 상관없이 학교부지를 전액 무상으로 시?도 교육청에 공급키로 한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영개발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자는 교육청에 공립학교용지를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조성원가의 50% 가격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70% 가격으로 공급한다. 이 비용은 지자체와 해당 교육청이 반반씩 부담하고, 광교나 분당과 같이 극히 일부지만 개발면적이 1000만㎡ 이상인 지역에서는 공영사업시행자가 무상으로 교육청에 학교용지를 공급한다.

한편 학교시설도 현재는 지방교육청의 교육재정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는데, 개정안은 공영개발사업자가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경우 그 학교시설에 대해서도 무상으로 시?도 교육청에 설치?공급키로 했다.
이때 공공시행자는 학교용지 또는 학교시설의 무상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을 개발비용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임월시 사무관은 “공공사업시행자가 학교용지 및 학교시설 설치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면 분명 이 비용을 개발비용에 포함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부담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분양대상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각 부처 합의로 제출한 정부 개정안에는 공영개발사업의 경우 2천가구 이상 개발사업은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2천 가구 미만의 개발사업은 학교용지 공급가격을 초등학교 및 중학교는 조성원가의 30%, 고등학교는 조성원가의 50%로 인하키로 했는데, 대안이 통과되면 결국 주택의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주거환경개선사업과 같이 도시 저소득층을 위한 사업에도 주공 등 공공시행자가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학교용지를 무상 공급해야 돼, 그 부담이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학교용지부담금 요율도 높여
지자체가 개발사업시행자에 부과하는 학교용지부담금도 현재 공동주택은 분양가의 4/1000, 단독택지는 공급가격의 7/1000인 것을 각각 8/1000과 14/1000로 그 요율을 높였다.

학교용지부담금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법률 제정 이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5년 12월 제정 당시에는 ‘300세대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개발하는 사업에서 택지 또는 공동주택을 분양받은 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했지만, 2005년에는 공공주택의 수분양자들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의무교육의 무상성을 선언한 헌법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이 내려졌고 위헌결정이 있기 직전에 정부는 부담금의 납부의무자를 수분양자들이 아닌 개발사업자로 변경했다.

이후 위헌결정에 따라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등에 관한 특별법」이 2008년 만들어져, 학교용지를 납부한 사람은 부담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부담금 부과 취소신청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용지 비용이든 학교용지 부담금이든 사업시행자의 부담은 결국 입주자들이 상당부분 부담할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학교용지 비용을 지자체와 교육청이 부담하더라도, 교육재정은 교부금이라는 국가보조로 이뤄지고 지자체는 주택분양에 따른 취,등록세와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개발부담금으로 충당한다.

임사무관은 “학교용지 비용에 따른 부담을 분양 받는 사람이 지게 되고 반사적으로 지자체만 혜택을 입게 됐다”면서 “더구나 주거환경개선사업에까지 이를 적용토록 한 것은 교육받을 권리와 그 교육의무를 정한 헌법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