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재산취득세 등의 과오납금환부

주택조합 또는 재건축조합은 조합원으로부터 조합원이 소유하던 사업구역 내 주택을 신탁 받아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함이 보통이다. 이에 의한 신탁재산의 취득에 대해, 구 지방세법은 형식적인 소유권의 취득으로서 취득세를 비과세했고, 1997년 동법 제110조1호 단서의 신설에 의한 개정에 불구하고, 과세권자는 과거와 같이 취득세를 과세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과세권자는 위 과세 관행을 바꿔 2003년 경 부터 조합원용이 아닌 신탁재산의 취득에 대해 과세했으나, 최근 대법원 2006두9320 외 2건의 판결에 의해 동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짓게 됐다. 따라서 조합원용이 아닌 신탁재산의 취득으로서 취득세 및 이에 부가된 농특세 등을 납부했던 주택조합 등은 기왕에 납부한 세액을 과오납금으로 환급받아야 한다.

취득세 등을 이미 납부한 주택조합 등은 지방세의 구제제도로서,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을 원인으로 한 이의신청․심사청구․행정소송 등을 활용할 수 있되, 이들은 모두 불변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불변기간이 도과된 때에는 민사소송절차에 의해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를 할 수 밖에 없으나, 그것은 과세처분이 당연 무효로서 처분청의 부당이득금이 발생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불복절차에 의해 납부한 세액을 오납으로 확인해 과오납금환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세의 부과에 대해는 납세의무자가 처분청의 과세처분을 위법, 부당 혹은 무효라 주장해 다투는 위 구제제도 외에, 동법 제25조의2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세의 부과징수가 위법 또는 부당한 것임을 확인한 때에는 즉시 그 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한다”고 하는 직권취소의 구제제도가 있다. 직권취소는 “~해야 한다”와 같이 강행규정이며, 일반적인 구제제도가 불변기간이라는 제한이 따른다는 점, 납세의무자가 조세전문가는 아니라는 점, 기타 납세자의 편익과 공평과세를 위해 과세권자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적용하고 활용해야 할 제도라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금년 4월 초, 위 대법원판례의 판결이유 일부 “주택재건축조합이 조합원 소유의 토지를 조합주택용 부동산으로 신탁에 의해 취득하면서 신탁등기를 병행하는 경우, 그 중 조합원용이 아닌 부분은 지방세법 제105조 10항이나 동법 제110조 1호 단서에도 해당 하지 않아 취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를 판시사항이라 해, 같은 사안의 적용요령을 과세권자에게 통보했다. 동 적용요령에 의하면, 대법원판결 전(2008년2.13.이전)에 신고납부 또는 부과 고지해 이미 확정된 경우에는 정당한 처분으로 보아 환부 또는 부과취소대상이 아니고, 대법원판결이후 납세의무가 새로이 성립되는 분부터 취득세부과대상에서 배제하며, 현재 주택재건축조합의 일반분양분 토지에 대한 다툼으로 계류 중인 소송 및 이의신청 등 불복사건에 대해는 소송 등 취하 또는 직권부과취소하고, 이의신청 등 불복청구기간이 미 도래한 경우에 대해는 직권부과취소 하는 것을 차질 없이 적용하라는 것이다.

우선, 조합원용이 아닌 신탁재산의 취득으로서 취득세 및 이에 부가된 농특세 등을 납부했던 주택조합 등이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 등 불변기간 내에 과세처분을 위법 부당한 것으로 다툰 때에는 그 결정 또는 재판은 위 대법원판례의 영향을 받아 처분청의 위법부당한 과세로 결정될 것이지만, 이를 기다리지 말고, 행정안전부의 위 적용요령에 기초해, 이의신청 등의 증명자료와 환급용 통장사본을 과세권자에게 제출해 직권취소에 의한 오납금환부를 받을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위 적용요령통보는 직권취소에 의한 절차간소화, 시간의 절약이라는 면에서 우선 타당한 조치로 보이지만, 이러한 통지가 없다 하더라도 일선 과세실무자는 위 대법원 판결에 의해 과거 과세처분이 위법 부당한 처분임을 확인하고, 동법 제25조의2에 의한 직권취소를 실천할 것이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결국 재판에 의해 위법부당한 처분임이 확인될 것이므로, 그것은 무의미한 행정지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더해 행정안전부의 적용요령은 대법원판결 전에 신고납부 또는 부과 고지해 이미 확정된 경우에는 정당한 처분으로 보아 환부 또는 부과취소대상이 아니라고 함으로서, 과세권자가 능동적으로 활용할 직권취소를 봉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적용요령에 인용된 대법원판결에 있어 위법부당한 과세처분은, 본래 개정된 지방세법 110조1호 단서가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신탁재산취득에 취득세를 부과하기 위해 신설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과세권자 역시 동법의 개정 당시부터 관행으로 볼 장기간 동안 비과세하던 중, 2003년경부터 졸지에 과세단행 했던 것이 금번 위법부당한 처분으로 판단된 것이다. 이것은 과세의 근거법이 신설된 당시부터 처분한 부과가 후일 위법한 과세로 판단되는 것과는 다르다. 본 건의 과세는 과세를 위해 신설된 규정이 아니어서 과세하지 않던 것을 위법하게 과세한 것이므로, 대법원판결 전에 신고납부 또는 부과 고지해 이미 확정된 경우에도 위법한 처분이라고 해야 사리에 맞는 것이 아닌가.

직권취소규정은 과세권자가 어떤 경우에 지방세의 부과징수가 위법 또는 부당한 경우로 취급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소한 본건의 과세가 위법하고 부당한 것임은 대법원판례에 의해 이미 객관적으로 판단됐다. 이를 기초로 과세권자는 장래 새로이 성립되는 신탁재산의 취득에 대해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 부과한 취득세에 대해서는 그것이 5년의 소멸시효기간 이내라면, 직권취소에 의해 환부함으로서, 납세의무자가 별도의 불복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잡을 피하게 할 것이고, 이로써 형평과세 내지는 납세자 편익을 배려하는 과세행정이 달성될 수 있음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따라서 과거 취득세의 부과징수가 위법한 이상, 납세의무자의 불복여부를 가리지 말고, 직권취소해야 할 것이지, 법원이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는 행정안전부의 통보를 빌미로, 과세권자가 부과취소의 직무를 태만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불변기간을 도과한 주택조합 등으로서도 직권취소를 촉구해야 하는 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해, 납세자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