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도시개발관련 프로젝트 중 현재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자주 거론 되는 사례가 ‘두바이’다.

 두바이의 강력한 리더십과 규제완화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대선 주자였던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공약을 내세웠던 지난해 4월에 두바이를 방문해서 강력한 리더십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한 한승수 국무총리는 올 4월말 새정부 재정전략회의에서 “두바이가 급속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과감히 위험을 감수하며 신 성장동력을 발굴했기 때문”이라며 두바이를 사례로 들어 해외자원 개발, 기후변화 관련 산업 육성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들까지도 두바이 벤치마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남시의 경우는 올해 예산 3억5천여만 원을 들여 공무원의 두바이 연수계획을 잡고 있고, 또 각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공무원들을 두바이로 보내고 있다.

 두바이의 성공요인은 다양하지만 2가지만 언급한다면 첫째는 강력한 리더십이고, 두 번째는 규제 없는 투자 유인 정책이다.

 첫 번째, 세이크 무함마드 국왕의 강력한 리더십은 단지 왕권국가에서 왕의 말이 법이 되는 사회이기에 가능했다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그렇게 볼 수 없는 것이 ‘세계 허브 두바이’를 꿈꾼 사람은 그의 아버지인 고 세이크 라시드 국왕이었지만, 그는 내부의 반발로 꿈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런 반면, 그의 셋째아들인 세이크 무함마드인 현 국왕은 꿈을 현실로 실천한 사람이다.

 세이크 무함마드에 대한 평가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는 통찰력, 도전과 모험정신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고 발전상을 머리에 그릴 줄 아는 상상력, 불가능은 없다는 자세로 일사천리 밀어붙이는 실천력 등 리더십의 3대 조건을 고루 갖춘 지도자” (서정민지음, ‘두바이-무한 상상력과 창조적 리더십’, 글로연출판사, 2006.12. 188쪽 참조)라고 평가된다. 
두 번째는 규제 없는 투자유인 정책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세금이 없다’는 점이다. 법인세, 소득세 등 일체의 세금이 없다. 수입관세는 5%이지만 이 관세도 6개월 내에 재수출하면 100% 환불된다. 그리고 ‘OPEN SKY정책’으로 대변되는 다양한 물류기반이다.

 두바이 공항은 현재 세계의 거의 모든 항공사가 입점하고 있고, 세계 각 도시로 직항로가 개설되어 있다. 항만시설은 라시드항과 제벨알리항 등 세계첨단의 무역항이 있으며, 인접한 터키, 이란 등으로의 육상교통도 잘 발달되어 있다. 세금이 없고 물류기반이 좋으니 두바이를 거점으로 주변국들과의 중계무역이 가능한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 ‘편리한 무역 금융시스템’이다. 중계무역에서 L/C개설과 대금결제 등 무역금융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무역대금의 안전한 결재 보장 없이는 무역자체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수익을 100% 무제한으로 본국으로 송금할 수도 있다.

 이러한 두바이의 성공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에 도입한 제도가 경제자유구역이다. 인천·부산·광양의 3곳이 기지정 되어 있었고, 올 4월말 새만금·대구·평택의 3곳이 추가 지정되었다.

 그런데 규제철폐를 위해 특별법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서까지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를 온 정부적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반해, 얼마 전 인천시의회는 일정규모 이상의 외국인 투자나 개발사업은 시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하는 조례안을 중앙정부와 인천시 당국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재결 처리했다.

 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인천시의회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나, 결국 또 하나의 규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두바이의 성공은 강력한 리더십과 규제철폐다. 그렇다면 규제철폐를 위해 특별법으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고, 각종 규제사항을 없애고 관련 법률도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의제처리 하겠다고 한 법률 제정의 취지를 훼손하는 인천시의회의 조례는 상위법에 위반되어 현행법상 용인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부 당국은 이를 계기로 일선 지방자치단체까지도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폐지할 수 있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