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주택공급정책 중 대표적인 것이 신도시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보다는 기존도시의 재정비를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의 공급은 매우 비탄력적이라서 적기에 공급하기가 무척 난해할 뿐 아니라 적소에 공급하는 것 또한 난해하다.

 새 정부의 이 같은 공급정책은 적소공급에서는 후한점수를 줄 수 있으나 적기공급에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재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은 신도시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에 비하여 비 탄력도가 훨씬 크며 이는 곧 시장의 수요·공급법칙에 의한 주택가격 폭등의 위험인자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정비사업시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위험인자를 제거하여 사업 속도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재정비사업은 주로 조합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조합은 시행자의 지위에서 조합사업의 손익에 대하여 그 책임과 권한을 갖는다.

 조합방식의 재정비사업에서 사업 속도를 빠르게 하는 핵심 요인은 양호한 사업성이며 그 사업이익의 각 조합원에 대한 합리적인 배분 이다.
이에 관하여 도시정비법 중 주택재개발사업을 예로 들어 살펴보면 주택재개발사업은 도시정비법 2조 2항 나목에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주택재개발사업은 그 사업 손익을 조합원들에게 합리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관리처분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공정하고 합리적인 관리처분을 위하여 두 번에 걸쳐 감정평가를 하게 된다.

 한번은 재개발이전에 개발구역내의 토지 및 건축물 등의 감정평가인데 이를 종전평가라 한다. 또 한번은 재개발이후에 건립될 건축물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는데 이를 종후평가라 한다.

 이 두 번의 평가를 통하여 산정되는 비례율은 다음과 같은 산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종후건축물의 총가액 - 공사비 등 제비용)    비례율 = ─────────────────────                             종전평가의 총가액      권리가액 = 조합원별 종전자산평가액 X 비례율

 여기서 비례율은 사업수익률로 해석할 수 있으며 권리가액은 조합원별 출자금성격으로 개발이전에 조합원이 소유한 종전 토지 및 건축물 등의 평가가액에 개발이후 종후 건축물 등을 통한 사업수익률 즉 비례율이 반영된 금액이하고 할 수 있다.

 조합은 SPC(특수목적회사)로서 청산을 전제로 하며 청산 시 조합사업 수익이 조합원들에게 합리적으로 배분되어 손익은 제로가 되어야한다. 따라서 권리가액의 총액은 조합 사업을 위하여 제공된 사업부지에 대한 실질적인 총가액 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권리가액은 조합원 개인 재산권에 대한 아주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부분이며 청산금의 기준이 된다.

 이런 이유로 조합원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관리처분시 주요 분쟁의 원인으로 권리가액을 놓고 조합원들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관리처분이전까지는 조합외부와의 싸움이라면 관리처분은 조합원간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종전자산의 평가는 상대적 개념의 평가라 할 수 있다. 즉 사업 구역 내 여러 토지·건물 등 평가대상물의 상대적 평가에 의하여 그 차이가 합리적이면 된다.

 예컨대 네모반듯하면서 도로에 접한 요지의 토지와 부정형 모양에 맹지이면서 고지대에 위치한 토지가 같은 가격으로 평가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그 차이를 두어야 하는데 그 차이의 감정평가가 합리적 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 단위가 만원단위든 천만원단위든 중요치 않다. 왜냐하면 그 절대가격은 산식에서 보는바와 같이 권리가액 산정 시 비례율을 통하여 보정되므로 절대적 권리가액은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공사비, 설계비, 철거비, 감리비, 조합원영비 등 그 도급금액은 시장가격에 의하여 어느 정도 형성 되어있고 해당 업체와 협상하여 그 가격을 정하므로 변한다고해도 청산금에 반영하면 된다. 종후가격은 다시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분양가의 경우 시장가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에 따르면 별문제 없다.

 문제는 조합원 분양가이다. 일반적으로 종후건축물의 분양 시 분양자격이 있는 조합원의 권리가액 순으로 동, 호수를 선택하는데 이때 조합원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로얄 동이나 로얄 층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조합원에게 배정되지 않은 물량은 일반 분양으로 전환하게 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일반분양분에 대하여 조합원 분양분의 가격이 더 저렴하다. 이는 같은 동 같은 호라고 하더라도 조합원에게 분양되면 저렴하고 일반에게 분양되면 비싸다는 의미이다.

 즉 동일한 물건도 그 배정대상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론 관리처분 시점과 일반분양시점사이에 시장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가격차이가 있을 수 있다지만 이로 인한 개별조합원간의 배분의 불균형문제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