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자녀들이 결혼해 분가할 때 혼자 힘만으로는 집을 장만하거나 전세를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금액이 3000만원(미성년자인 경우에는 1500만원)을 초과하면 증여세가 과세된다. 특히 다음 사례처럼 부모가 자녀의 부채를 대신 상환해 줄 경우에도 증여세가 과세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서울에 사는 정씨는 아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자 나중에 결혼하면 분가해 살도록 아들 명의로 국민주택규모 아파트를 한 채 매입해서 1억5000만원에 전세를 줬다. 1년쯤 지났을 때 세무서에서 아들의 아파트 취득자금 출처에 대해 소명하라는 안내문이 나왔으나 전세계약서와 아들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을 제출하고 해결했다. 얼마 후 아들이 결혼을 하게 돼 정씨가 전세금을 대신 갚아주고 아들이 입주해 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전세금 반환자금의 출처를 소명하라는 안내문이 다시 나왔다.

 

정씨는 지난번 자금출처조사를 할때 소명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다 끝난 줄 알았지 전세금을 갚아 준 것에 대해 또 다시 자금출처 조사가 나올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아들이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자 세무서에서는 정씨가 전세금 상당액을 증여한 것으로 봐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고지했다.

자금 출처 입증 소득으로는 본인이 신고했거나 과세 받은 소득 금액, 상속이나 증여받은 자산, 본인 소유의 재산을 처분한 대가 또는 금융기관의 대출금이나 전세 보증금 등이 인정된다. 주의할 점은 대출금이나 보증금으로 자금 출처를 입증한 경우에는 부채에 대한 사후 관리대상이 돼 추후 부채를 상환할 때 상환 자금에 대한 자금 출처 소명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상속세를 결정할 때 공제받은 채무나, 재산취득자금에 대한 출처를 조사시 자금의 원천으로 소명한 부채는 상속세 과세시 또는 자금출처 조사시 세무서에서 인정해 주었다고 해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세무서에서는 상속ㆍ증여세를 결정하거나 재산 취득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정한 부채를 상속인, 수증인 또는 재산취득자가 자력으로 변제할 수 없다고 인정되거나,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세청 컴퓨터에 입력해 관리하게 된다. 수증인 또는 재산취득자가 30세 미만이고, 부채금액이 3000만원 이상으로서 수증인 또는 재산취득자의 연간소득의 2배를 초과하는 경우와 부채로 인정한 금액이 5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관리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