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또는 공공단체 등이 실시하는 공공 조달에는 물품 조달, 건설공사 위탁 발주, 서비스의 조달 등이 있다. 공공조달은 관련 법률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계약 상대방은 기본적으로는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최저가 입찰자가 된다.
한편 공공조달은 공공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경기 부양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정책적 측면에서는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많이 선택하고 있다. 이에 공공발주는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발주방식이 요구되는 반면 행정주체 및 실시과정에 대한 적절한 법적 통제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공공 조달은 국가및 공공기관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예산회계법」 및 관련 회계예규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는 「지방재정법」 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공조달의 법적 성질은‘사법상의 계약’이다. 따라서 발주 계약 체결 전에 입찰에 참가하는 기업에게 특별한 권리는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공공조달에 대한 사법적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민사 소송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소송에 의한 구제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구체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결정되기 전에 발주절차 진행과정에서 발주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손해를 입었거나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발주 절차 참여 기업에게는 민법상의 손해배상 청구권 및 민사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뿐, 조달법제 내에 규정된 권리 구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상에는 국제입찰 시에만 적용되는‘이의신청’(제28조)과 국제계약분쟁조정위원회(제29조)만 설치돼 있을 뿐이다. 이 기관 또한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심사 기관으로서의 독립성, 중립성, 절차 보장, 결정의 구속력, 실효성 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또 사법상의 계약으로서 공공 계약은 공정성 및 경제성의 관점으로부터 규제하는 「예산회계법」 및 「회계 예규」 를 위반하는 경우에도 「행정 내부적」 인 규제로 파악해 계약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공공 위탁절차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확보하기 위해 공공 위탁절차 내에 위탁 발주자(행정주체)의 결정이 참가자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에 행정소송법상의 처분성을 인정해  행정 소송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와 관련 EU에서는 공공 조달 관련된 여러 지령(규정)에 따라 각국의 국내법제의 정비를 실시해 계약 절차의 국제적 개방, 투명성의 향상, 권리 구제 제도의 정비를 추진했다. 독일의 경우 1993년에 EC 규정에 발주 참가자에 대한 청구권의 부여를 인정하지 않고, 재정법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EC위원회는 EC재판소에 조약 위반을 이유로 독일을 제소해 재판을 진행했다. EU차원의 비판이 제기되자 독일에서는 다시 1998년에 EU의 공공조달에 법제에 부합하도록 「공공위탁 발주법」 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국제조달을 포함하는 공공조달 절차에 대해 법원과 같은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의한 사법적 통제를 제도화했다. 

 

또한 공공 조달과 관련된 부패의 방지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도 위탁 발주 절차에 있어서의 오직 및 체결된 계약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사례에 대한 대응책이 제시되고 있다. 공공 조달에 관한 법제의 개선에 의해 이러한 부패의 방지에도 공헌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며,  공공 조달에 관한 다원적인 법제도의 정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