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씨는 2개월 전 아버지 명의로 돼있는 아파트를 증여받아 등기이전을 모두 마쳤다. 그리고 아직 증여세 신고 기한이 남아 증여세의 신고와 납부는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최근 개인적으로 목돈이 필요해 은행에 증여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고 했더니 지금 담보대출을 받으면 증여세를 많이 납부하게 되니 조금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는 것과 증여세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재산을 증여하면 증여 가액이 얼마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평가를 실시하는데, 평가는 증여당시의 시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일 증여받은 재산이 현금이나 예금인 경우 액면금액이 바로 시가가 되겠지만 부동산의 경우는 객관적인 시가를 산정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시가의 평가방법을 세법에 명시하고 있다.

증여세법상 부동산의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되, 증여일 전후 3개월 이내의 기간 중 당해 재산에 대한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액, 당해 재산에 대해 2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 당해 재산에 대해 수용ㆍ경매 또는 공매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상가액ㆍ경매가액 또는 공매가액을 시가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실무적으로는 시가를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례가 명백히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상 토지는 개별공시지가, 건물은 건물의 신축가격ㆍ구조ㆍ용도ㆍ위치ㆍ신축연도 등을 참작해 매년 1회 이상 국세청장이 산정ㆍ고시하는 가액, 주택은 국토부장관이 결정ㆍ공시한 공동주택가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개별공시지가나 국세청 기준시가는 시가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려워 시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으므로 기준시가로 신고하는 경우가 증여가액이 낮게 산출돼 상기와 같이 매매가액이나 감정가액 등으로 신고하는 경우보다 세금이 낮게 산출된다.

그러나 위의 경우와 같이 증여일 전후 3개월 이내의 기간 중 매매ㆍ감정ㆍ수용ㆍ경매 또는 공매가 있는 경우에는 기준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매매가액이나 감정가액 등을 우선 적용해 평가해야 하므로 증여가액이 통상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는 가급적 매매나 감정을 하지 말고 기준시가로 평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하게 매매 또는 감정을 했거나 수용ㆍ경매ㆍ공매가 있은 경우에는 그 가액으로 증여세를 신고해야 한다.

참고로, 개별공시지가는 매년 5월 30일경에, 국세청 기준시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는 매년 4월 30일경(2002년의 경우는 2002. 4. 4 및 9.13 두 차례에 걸쳐 수시 고시함)에 고시하고 있다.

따라서, 기준가격이 전년도 보다 높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기준가격이 고시되기 전에, 전년도 보다 낮게 고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기준가격이 고시된 후에 증여하면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