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대부분의 의사들은 주사 한방이나 독한 약을 써서 감기를 물리치는 방법을 선호하고 그러한 병원이 인기도 좋은 듯하다. 반면에 감기환자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푹 쉬라고 하면 그러한 의사를 찾아갈 환자들이 있을까 싶다. 그러나 몸이 약해져서 감기에 걸렸다면 충분한 휴식으로 몸을 회복시켜야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갔을 때 더욱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병을 악화시키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 세법에는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이라는 ‘주사 한 방’ 또는 ‘독한 약’이 있다. 문제가 있으면 체질 개선을 유도해서 건강을 회복시키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터인데 그 어떤 근본 처방보다는 간단한 주사한방 즉, 각종 감면규정들을 정책적으로 만들어서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려고 한다. 조특법의 각종규정을 살펴보노라면 아이디어 창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아파트 미분양으로 인한 어려운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조특법 조항 중 지방미분양주택 취득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과세특례와 미분양주택의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과세특례를 살펴보겠다.
거주자가 2008년 11월 3일~2010년 12월 31일의 기간 중 취득(2010년 12월 31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납부한 경우 포함)한 지방 미분양주택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계산 시 당해거주자의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소득세법 제55조제1항에 따른 일반세율 및 1세대 1주택자와 동일한 수준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처방으로도 감기환자는 나아지지 않았는지 좀 더 강력한 주사한방을 처방하게 된다. 거주자가 서울특별시 밖의 지역에 소재하는 일정 요건을 갖춘 미분양주택을 2009년 2월 12일~2010년 2월 11일 중 주택법 제38조에 따른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주체와 최초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취득(자기가 건설한 신축주택으로서 당해 미분양주택 취득기간 중에 공사에 착공하고, 사용승인 또는 사용검사를 받은 경우 포함)해 그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의 100%(수도권과밀억제권역 안의 지역인 경우 60%)에 상당하는 세액을 감면하고, 해당 미분양주택의 취득일부터 5년이 지난 후에 양도하는 경우 해당 미분양주택의 취득일부터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금액(수도권과밀억제권역 안의 지역인 경우 양도소득금액의 60%에 상당하는 금액)을 해당 주택의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소득금액에서 차감한다.
미분양주택은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주체가 공급하는 주택으로서 해당 사업주체가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른 계약일이 지난 주택단지에서 2009년 2월 11일까지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2009년 2월 12일 이후 선착순으로 공급하는 주택 등을 말한다. 미분양주택취득기간 적용 여부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매매계약일을 기준으로 한다. 5년 후 양도 시에는 5년간의 양도소득금액을 해당주택의 과세대상소득금액에서 공제해 준다. 5년간의 양도소득금액의 산정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안분계산하므로 취득 후 5년까지는 기준시가가 오르고 5년 후에는 오르지 않는다면 5년 후 양도라도 과세부담을 크지 않을 것이다.
상기의 과세특례제도는 아파트 미분양으로 인한 건설사나 금융권의 어려움을 부동산 투기를 유도해 해소하려는 정책의도가 있다. 실소유자들의 경우는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규정을 적용하면 어차피 과세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사한 방의 효과가 과연 아파트의 미분양 해소의 해법일까. 학교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 국도변에 덩그라니 지어져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아파트를 보노라면 해법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