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취득 후 처분 시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의 부담 때문에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누구에게 할 것인가는 커다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부부재산공유의 원칙에 따라 배우자간 부동산 명의를 누구에게 할 것인지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강제집행을 면탈하거나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부부라 할지라도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규제를 받는다.

갑(甲)은 1994년경부터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있었다.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 거래를 할 경우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 때문에 강제집행을 당할 가능성이 있게 되자 이를 회피하고 양도소득세도 포탈하기로 마음먹었다.
2000년 1월경 친구와 사촌동생으로부터 돈을 투자 받고 처 명의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받은 후 법원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고 처 명의로 등기를 했다.
대법원에서는 갑의 자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명의만 처에게 신탁했기 때문에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당시의 소득세법 규정에 의하면 부동산실명법에 위반 시 양도가액을 실제거래가액으로 확정토록 돼 있었다. 한편 부동산실명법에 의하면 배우자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로서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제 또는 법령상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실제 거래가액 규정을 적용하지 않으나 갑은 조세포탈 또는 강제집행의 면제를 목적으로 했음이 인정돼 양도 당시의 기준시가가 아닌 실제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배우자간 명의 신탁도 신중히 해야 한다.

필자는 한 때 각종 건축현장 특히 도심지가 아닌 근교에서의 건축에 관심을 많이 가진 적이 있다. 당시 하나의 필지에 20세대 이상의 건물을 지을 경우 허가 절차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원래 하나의 필지를 나눠 19세대씩 2개의 건축허가를 받아 실제로는 20세대 이상의 건축설계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을(乙)은 수원시 일대 일부 농지를 개발해 판매이익을 남기려고 계획을 세웠다. 농지에 설정된 부채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사채업자에게 부채를 대신 변제하고 농지 소유자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지급했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을은 신용불량자였기 때문에 농지의 소유권 등기를 을 명의로 할 수 없었다. 한편 답을 전으로 형질 변경해 되파는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노렸는데 당시 농지가 있는 지역은 생산녹지 지역으로 1만㎡ 이상에 대해서는 도지사로부터 도시개발구역지정 또는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받도록 돼 있었다.
따라서 매수 대상농지 합계 2만2000㎡를 동생 및 친구 2명 등 3명 앞으로 명의 신탁하고 개발행위허가신청을 했다. (1인당 신청 면적이 1만㎡ 미만의 범위 내에서 신청)

개발행위허가신청자 3명이 실제로 토지형질을 변경해 밭농사를 별도로 하는 것처럼 가장했다. 개발행위허가신청서의 개발행위 목적 란에 ‘영농을 위한 개발행위’라고 기재하고 신청서에 첨부된 사업계획서의 사업목적 항에 ‘본인은 논농사로서의 여러 어려움과 고충이 따르기에 본 신청지에 질 좋은 토사를 매립, 성토해 지목을 전으로 전환하고 사계절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밭작물을 경작하기 위한 영농행위로서 인근의 주민증대로 싱싱하고 깨끗한 무공해 농산물을 보급하고, 본인의 생활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본건을 서류접수하오니 검토 후 선처바랍니다’라고 기재해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2002년 11월경 건설과에 제출했다.

2002년 12월 사업계획서상의 여러 가지 내용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시장으로부터 개발행위허가가 이뤄졌다. 용지들을 실질적으로 을이 매수하는 것임에도 동생이나 친구들 명의로 등기한 부분이 부동산실명법에 저촉돼 처벌받아야 한다.

한편 국토계획법에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허가를 받지 않거나 사위(최근에는 ‘속임수’로 변경됨)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아 개발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돼 있고 미수범처벌 규정은 없다.
을의 행위가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국토계획법에서는 허가 받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개발행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을은 형질변경 후 개발행위를 하기 이전에 매매해 시세차익을 노렸기 때문에 실제 개발행위에 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면 국토계획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을은 형질변경 후 개발행위를 하기 이전에 매매해 시세차익을 노렸기 때문에 실제 개발행위에 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면 국토계획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해당되는 죄의 내용과 형벌은 반드시 법률에 규정돼 있어야 한다. 위 규정에서는 처벌할 수 있는 범위인 형벌의 내용은 규정돼 있지만 죄의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아 이를 토대로 개발행위를 해야 하지만 사례에서는 부정한 허가만 있었고 개발행위가 없기 때문에 처벌대상이 될 수 없다. 입법의 미비로 보인다.

부동산을 소유할 때 소유부동산의 이름을 잘 지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