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서울지역에만 부과되는 부담금이 과밀부담금이다. 과밀부담금은 수도권 과밀 억제와 국가 균형발전 및 도시개발·재정비촉진사업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부담금이다. 기본적으로 재정충당의 목적보다는 행정객체의 행위 동기에 영향력을 행사, 부담금 납부 여부를 선택하도록 해 과밀억제 및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것이 부과목적이다.

따라서 부담금의 부과를 통해 수도권 지역의 인구와 시설의 집중 현상이 완화됐다면 그 부담금으로서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담금의 부과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의 건축허가 면적은 IMF 시기를 제외하고는 증가했다. 결국 과밀부담금은 서울지역 건축물의 분양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뿐 건축 행위를 억제하는 간접적 규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부담금이다.

 

부담금 도입 목적 달성에 미흡하다면 개선을 검토하든지 폐지하는 것이 맞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있다. 우선 부담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변화를 보자. 과밀부담금은 표준건축비를 기초로 산정된다. 과밀부담금 부과 이후 표준건축비 상승률이 물가지수 상승률보다 17.6% 더 증가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의 토지가격은 전국의 평균 지가 상승률보다 12% 더 상승했다. 2000년 이후, 서울시 건축물 연면적에서 사무실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인구 밀도를 보면 강북지역과 강남지역 모두 감소했다. 과밀부담금 부과 요율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보자. 과밀부담금은 대표적인 수도권 규제다. 서울, 수도권 지역은 수도권의 과밀 억제를 위해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 및 건축 행위 시에 조세 및 부담금의 부담이 과다하다. 서울지역에서는 과밀부담금이 부과되며, 개발부담금 등의 각종 부담금 감면대상에서 제외되고, 지방세, 취득세 등 지방세도 증가된다.

특히 과밀부담금은 서울, 수도권 지역의 성장 억제에 부과 목적이 있으나 부담금 부과의 주요 목적인 수도권 성장 억제 정책 자체가 MB 정부에서 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균형발전 논리에 의한 수도권 억제에서 수도권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획일적·경직적 입지규제에서 광역협의체 중심의 계획적 성장관리체제 구축 등으로 수도권 규제 정책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규제 정책의 방향이 전환된다면 과밀부담금도 개선되거나 폐지돼야 한다. 과밀부담금의 정책실효성을 평가해 실질적인 과밀지역을 세부공간단위인 동 단위 또는 구 단위로 부과하는 성과기반 부담체계로 전환돼야 하고 원칙적으로 당해 지역의 과밀해소에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부담금 산정에 있어 과학성과 합리성을 구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폐지가 합리적이다. 단기적으로 부담금 감면 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

서울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금융허브 도시’ 추진을 위해 건설되는 시설과 기업의 부설 연구소에 대해서는 부담금 감면을 검토해야 한다. 수도권 과밀억제를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므로 외국인 투자 건축물에 대해서는 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