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정관 제4조의 오류(이백훈)   
 

정비사업조합 사무소에 대한 정관규정과 이전의 문제
지난 호에서 정비사업 조합의 설립인가 받은 사항의 변경규정과 정관의 변경규정이 중복돼 그 적용에 혼선이 있다고 했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의 정관은 조합의 사무소를 규정하고 있는바, 사무소를 이전할 때에 발생하는 실무상의 문제를 지난 호에 게재한 중복규정에 덧대어 지적해보고자 한다.
 
 
조합의 사무소

조합의 사무소란 조합 사무를 통할하는 장소인 주사무소를 말한다. 조합 사무가 분담되는 경우에는 분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무소는 정관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서 조합의 주소로 기재해야 하며, 그것은 등기사항이고, 법인설립신고 또는 사업자등록신청의 기재사항이며, 법인을 명칭과 함께 특정 짓는 요소이다. 사무소를 이전한 때에는 3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서 사무소 이전등기를 해야 한다.
 
 
통상의 사무소 이전과 등기서류

사무소를 정관에 기재할 때는 최소행정구역만을 기재하면 된다는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확고한 해석이다. 정관에 최소행정구역만 기재된 경우에는 정관이 정한 절차에 의해 사무소를 정하고 이전하면 된다. 만약 정관에 그 절차가 규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조합의 사무집행으로서 이사회가 이를 결정하면 된다. 정관에 최소행정구역을 넘어 그 지번까지 기재된 경우에는 부득이 정관변경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실제 이전사무는 이사회의 결의로 집행하면 된다. 이와 같이 경우에 따라 사무소 이전을 증명하는 서류로서 정관변경 혹은 이사회의 결의가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사무소이전등기신청서에 첨부해야 한다.
 
 
조합의 사무소이전과 정관변경

통상의 사무소 이전에서 본 바와 같이, 조합의 주소가 정관에 필요한 기재사항이지만, 그것은 정관에 최소행정구역만을 기재하면 되고, 이러한 때에는 이사회의 의결만으로 정관 변경없이 사무소를 이전할 수 있다. 그런데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표준정관은 그 제4조 1항에서 조합의 주된 사무소는 ○○번지 ○○호에 둔다고 하고, 제2항에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조합 사무실을 이전할 수 있다고 예시해, 거의 모든 정비사업 조합은 이를 따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자체의 조례가 건설교통부장관이 작성해 보급한 표준정관을 당해 정관의 작성원칙으로 했던 것을 가감 없이 받아들인 결과로 보인다.

위 정관에 의하면, 정관자체에 구체적인 조합의 사무소 주소를 두면서도, 그 이전은 이사회의 의결로 정관을 변경해 집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단법인의 정관변경은 사원총회의 전권사항으로서 설령 정관으로 이사회에 일임한 경우라도 그것은 무효다. 조합의 정관변경은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사무소 이전의 경미한 변경은 조합원의 총회결의가 조합원의 동의를 대신할 뿐이다(도시정비법 제20조).

추진위원회에 이은 조합의 설립 당시 사무소는 대개 사업구역 내에 위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주와 철거 기타 사무실임대차사정에 의해 그 사무소를 이전하는 경우는 수시로 발생한다. 그러나 위 정관규정에 불구하고, 조합의 사무소 이전은 정관변경절차를 생략할 수 없어, 이사회의 사무집행에 불과한 이전문제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야 하는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조합 사무소 이전에 대한 인가

인가는 기본행위를 보충해 그 효력을 완성시키는 행정청의 처분일 텐데, 과연 사무소의 이전에 인가처분이 요구되는 정도의 중대성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도시정비법은 사무소이전이 정관 변경을 가져오는 때에는 총회결의 외에도 인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조합의 사무소는 설립인가 당시에 인가의 대상이 됐을 것이므로, 그 이전은 설립인가 받은 사항의 변경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무소이전은 조합설립인가내용의 경미한 변경사항으로서 조합원의 동의 없이 시장,군수에게 신고하고 변경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16조).

이와 같이 정관변경규정과 설립인가내용의 변경절차가 서로 달라 중복적용이 문제된다는 것은 지난 호에서 살펴본 바, 정관에 사무소의 최소행정구역만 기재한다면, 그 행정구역 내의 사무소이전은 정관을 변경하지 않아도 되므로, 중복적용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에는 설립인가 받은 경미한 사항의 변경으로서,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시장?군수에게 신고하고,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정관의 사무소 기재 규정은 예시에 불과한 표준정관을 답습한 오류로서, 정관변경과 인가를 거쳐야 하는 절차지연을 낳고 있다. 정관의 사무소 규정은 최소행정구역만을 두고, 창립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로 구체적인 사무소의 주소를 정해야 한다. 이에 대한 설립인가 당시에 정관의 안을 작성하는 실무자의 주의와 관할청 설립인가 담당자의 적절한 지도가 요청되며, 이미 정관에 구체적인 사무소가 기재된 조합은 차기 조합원총회에서 정관변경절차를 거쳐 최소행정구역만을 규정하도록 조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