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법 위반 이행강제금 누가 내야하나. 토지 소유자 아니면 임차인?(노동성)   
 
 
테니스 선수였고, 현재 코치인 20대 후반 乙의 꿈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테니스를 칠 수 있는 실내테니스장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후배를 양성하는 것이었다. 乙은 중학교 시절인 13살 때부터 테니스 선수생활을 시작해 국내 여러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바 있고, 은퇴 후 K초등학교와 K대학 부설 중학교의 테니스 코치를 거쳐 전국 청소년 체전 서울시 대표 코치로 활약했으며, 현재는 테니스 협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테니스가 삶의 전부인 사람이다.

乙은 지난 2005년 연말, 뜻을 같이 하는 동호회 회원들의 자금 후원을 받아 A시에 값싼 甲의 토지를 임대해 코트 2개의 터를 닦고, 꿈꾸던 실내 돔구장은 아니어도 우선 아쉬운 대로 비를 피할 수 있게 천막재질로 지붕을 덮고, 바람을 피하기 위해 벽에 비닐을 둘러치고 테니스 레슨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후 乙은 A시청으로부터 지붕과 기둥, 벽을 자진 철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A시청 담당 공무원은 비록 테니스장이 천막과 비닐로 지붕과 벽을 만들었지만 이는 건축물에 해당해 건축허가를 받고 건물을 지었어야 하는 하는데 받지 않고 무단으로 건축물을 축조했기에 건축법 위반이라고 통보했다. 건축법을 몰랐던 乙은 단속이 되자 건축허가를 적법하게 다시 받고자 했으나 문제는 이 토지는 생산녹지지역으로 건축물을 지울 수 없는, 즉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땅이었다.

乙은 A시청으로부터 건축물을 자진 철거하도록 종용을 받았으나 자신의 행위가 남을 해치거나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단지 비를 피하기 위해 지붕을 덮은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붕을 설치하는데도 상당한 빚을 냈는데 5천여만 원을 들여 철거한다는 일이 돈도 없을 뿐더러 썩 마음에 내키지도 않아 철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자 A시청은 乙을 건축법 제8조 위반으로 형사 고발했고, 재판부는 乙을 법정 구속해 乙은 한동안 교도소에서 젊은 날을 보내야 했다.

한편 A시청은 이 민원 토지소유주인 甲이 乙에게 땅을 임차해 준 것이고, 땅의 실질적 소유권에 기한 관리 책임이 甲에게 있다고 전제하고, 이 건축물을 철거하도록 甲에게 시정명령을 여러 차례 내렸으나 시정을 하지 않았다. 이에 시에서는 이행강제금을 3번에 걸쳐 약 5천만 원을 甲에게 부과했으나 甲이 납부하지 않자, 甲의 재산을 압류 조치했다. 그러자 甲은 자신은 땅만 빌려줬지 건축물을 축조한 것은 임차인인 乙이 했고, 자신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우리 국민권익위원회(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우선 이 민원 천막과 비닐로 만든 구조물이 건축물에 해당하는 지에 관해 살펴보면, 건축물이란 건축법 제2조에 ‘토지에 정착하는 것으로 지붕이 있고, 이를 바치는 기둥이나 벽이 있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건축물이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능상으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있고,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이나 벽이 있으면 건축물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민원 테니스장은 비록 천막과 비닐로 임시적으로 축조한 시설이라고는 하지만 건축법의 적용을 받는 건축물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이 민원의 핵심인 건축법 위반으로 이행강제금을 납부할 때, 토지를 임대해준 甲이 내야 하는가 아니면, 토지를 빌려 건축물을 축조한 임차인 乙이 납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면, 건축법 제69조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대상자를 ‘건축물의 건축주·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유자와 관리자’의 개념이다. A시청은 단순히 ‘소유자와 관리자’를 ‘토지 소유자와 토지 관리자’로 해석해 이행강제금을 이 민원 토지 소유자인 甲에게 부과한 것이다.

그러나 현행 우리나라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은 엄연히 구분되고, 토지소유자가 당연 건축물 소유자나 관리자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 이 민원의 경우에도 토지 소유자 甲은 단지 토지를 임차인 乙에게 빌려준 것이지 토지소유자 甲이 건축물을 소유하지도 않았고, 위반 행위를 치유할 건축물 관리자의 지위에 있지도 않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위원회는 A시청이 이 민원 토지소유자 甲에게 부과한 이행강제금을 취소하고 재산을 압류한 것을 해제하도록 시정권고 했다.
 
노동성 국민권익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