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식 반값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이하 토지임대주택법)이 지난 22일 공포됐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하 토지임대주택)이란 분양과 임대라는 두 가지 공동주택의 공급 방식을 절충한 제3의 주택공급방식으로, 토지의 소유권은 국가나 지자체 그리고 주택공사 등이 가지도록 하면서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은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내면서 건물만 소유하게 된다.

 

한나라당 주호영 국회의원 관계자는 “현재 공동주택의 공급방식과 관련해 토지와 건물 모두를 분양하는 아파트 등은 주거환경이 쾌적하나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서민들이 소유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활용 되고 있고,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은 임대비용은 낮으나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내집이라는 인식이 약해 유지 및 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토지임대주택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주택투기를 근절시키는 대안이 된다”고 법안을 발의한 배경을 이야기 했다.

 

◆토지임대주택법 제정경위
토지임대주택이 이번 법률 제정으로 새롭게 들어온 건 아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반값 아파트’ 중 하나로 2007년 4월 20일 주택법 제38조의 5를 신설해 환매조건부 분양주택과 함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도입했다.

그해 10월 시범사업의 하나로 경기도 군포시에 주택공사가 일반 분양가의 55% 수준에서 토지임대부아파트를 분양했다.

전용 74㎡ 아파트의 분양가는 1억3500만원, 84㎡는 1억5400만원 이었고 토지에 대한 임대료는 매달 약 40만원 가량 내는 것으로 정했다.
토지임대부아파트의 분양결과는 실패였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주공이 높은 토지임대료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참여정부가 토지원가공개 및 건설원가공개를 회피함으로 인해 땅값을 매입원가와 조성원가라는 실제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주변 시세에 따른 감정가격을 정해 땅값을 부풀리고 건설원가의 거품을 제거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홍준표 국회의원이 계속해 토지임대주택을 주장하면서 지난해 10월 13일 법안을 발의하고, 12월 23일에는 주호영의원이 170여 국회의원을 동의를 받아 재차 발의해 올해 4월 1일 국회를 통과했다.

 

◆권리관계의 설정 등
국가나 지자체 등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주택법의 한 법률조항만으로 사업을 촉진시킬 수는 없다.
제정된 토지임대주택법안은 토지임대주택에 관한 권리관계를 설정하고, 주택종합계획 및 국민주택기금의 지원 및 용적률에 관한 특례 등을 규정하고 있다.

토지임대주택 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구분소유권은 이를 분양받은 자가 가지고, 공용부분?부속건물 및 복리시설은 분양받은 자들이 공유한다. 이때 주택을 분양받은 자가 토지소유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 그 토지 위에 임대기간 동안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국토해양위원회의 주영진 위원은 “토지임대주택이 모두 분양되지 않고 미분양이 있는 경우 토지임대주택이 아닌 다른 형태의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를 일반분양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는 경우에는 토지임대주택과 일반분양주택이 혼합돼 분양받은 자들의 지상권과 토지소유권 간의 관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 및 지자체는 토지임대주택에 관한 사항을 시?도 주택종합계획에 포함하고, 토지임대주택의 우선 건설을 위해 필요한 재정지원과 함께 국세?지방세 또는 각종 부담금에 관한 혜택을 줄 수 도 있다.

토지임대주택 건물의 분양가는 주택법의 건축비 이하로 하고, 토지 임대료는 해당 택지의 조성원가 또는 감정가격 등을 기준으로 산정해 월별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분양자격은 무주택자가 우선하고 1세대 1주택에 한해 공급한다.

토지임대주택을 분양받은 자는 10년 이내의 일정기간 동안 입주자 지위를 양도하거나 주택을 전매하거나 알선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 된다.

생업상의 사정 등 전매가 불가피한 경우 해당 토지 소유자가 토지임대주택을 우선 매입할 수 있지만, 이때에도 다시 토지임대주택으로 재공급해야 한다.

토지임대기간을 40년 이내로 하고 토지임대주택 소유자 75%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 계약갱신을 주장할 수 있다.

토지임대주택을 재건축 할 경우 그 재건축주택도 토지임대주택으로 해야 한다.

국토계획법상 용적률에 대한 특례를 줘 고밀도개발을 통해 공급량을 확대하고 토지소유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토지임대주택의 용적률을 상업지역의 최대용적률인 1500% 이하에서 국토계획법이 정한 용적률에 관계없이 250% 이상으로 한 것이다.

토지임대주택이 토지소유권과 건물소유권이 분리되는 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주택구입자의 입장에서는 택지비를 제외한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구입이 가능하고, 지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주영진 위원은 “미래 지가상승분에 대한 자본이득을 포기해야 하고, 건물의 노후화에 따른 주택부분의 가격이 하락하면 이를 처분해 일반분양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관계법령의 정비
토지임대주택법은 재정비촉진계획 수립권자로 하여금 토지임대주택이 우선 건설될 수 있게 필요한 시책을 강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현기환의원은 지난 16일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을 국토부장관 등 공공이 인수하도록 강제하고, 세입자와 지분이 작은 토지등소유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인수한 임대주택의 일부를 토지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22일 재건축사업에서 임대주택 건설의무를 폐지한 개정 도시정비법이 시행되고 있어, 형평에 맞춰 건립만 하지 책임지고 인수하지 않는 재개발 임대주택 문제를 개선해 조합의 부담을 들고 이와 함께 토지임대주택의 활용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