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사태로 시작된 세입자 보호대책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09년 2월 13일 김낙성의원 발의안, 3월 6일 김희철의원 발의안과 차명진의원 발의안, 4월 2일 김성태의원 발의안 및 4월 3일 현기환의원 발의안 등 5개 법안을 통합·조정한 법안이 4월 29일 국토해양위원장이 대안으로 국회에서 의결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현재 토지등소유자이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주거 및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들에 대한 보호대책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국토부 등 공공부문에게 재개발 임대주택에 대한 인수의무를 부여하고 토지임대부분양주택으로 활용 ▲총회의결 방식 및 절차 보완 등이다.

 

 

◆세입자 보호대책 강화
현재 정비구역안의 토지등소유자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사업시행을 하도록 원하는 경우에는 주민의 대표기구인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해야 한다.

주민대표회는 사업시행자가 시행규정을 정할 때 건축물의 철거에 관한 것 등 일정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로 주민대표회의 뿐 아니라 상가세입자를 포함한 세입자에게도 그 권리를 인정했다.

사업시행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의견에서 세입자에 관한 사항을 추가해 ▲주민이주에 관한 사항에 세입자의 퇴거에 관한 사항을 포함 ▲토지 및 건축물의 보상에 관한 사항에 세입자에 대한 주거이전비 등 보상에 관한 사항을 포함 ▲세입자에 대한 임대주택의 공급 및 입주 자격에 관한 사항까지 신설했다.

정비계획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작성해야 하는 사업시행계획서의 내용에 세입자의 주거대책 뿐만 아니라 ‘이주대책’을 포함하도록 하고,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생략할 수 있게 한 예외 규정을 삭제했다.
현재까지 임의적으로 적용토록 한 순환정비방식에 의한 정비사업을 보완해 사업시행자는 순환정비방식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소유자 또는 세입자에 대한 이주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 경우 사업시행자가 원할 경우에는 주택공사등이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을 순환용주택으로 우선 공급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현행법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정비구역안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 등의 권리를 수용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면서, 손실보상의 ‘절차’에 관해서는 도시정비법의 시행령으로 따로 정할 수 있다.

개정안에서는 손실보상의 ‘절차’뿐 아니라 그 ‘기준’까지 도시정비법령에서 독자적으로 정할 근거를 마련했고, 사업시행자가 그 손실보상의 기준 이상으로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를 지급하거나 영업의 폐지 또는 휴업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는 때에는 해당 정비구역에 적용되는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에 상관없이 조례에 따라 25/100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세입자별 손실보상을 위한 권리명세 및 그 평가액을 관리처분계획에 포함토록 하면서, 재개발사업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감정평가에서 조합원의 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의 가격산정 시 조합원이 둔 세입자로 인해 보상이 필요한 경우에는 조합의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조합원이 둔 세입자에 대한 손실보상액을 뺀 나머지 가격을 종전평가액으로 산정할 수 있게 했다.

그 동안 보상이 끝난 후에야 철거가 가능하도록 된 토지보상법과 달리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후에는 사용·수익 할 수 없도록 해 철거시기를 앞당겼다는 비판에 대해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권리자의 사용·수익권은 소멸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됐다.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자료를 인터넷이나 다른 방법을 병행해 공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자 등이 조합원에게만 그 공개의무를 지고 있어 그 동안 세입자는 조합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지 못하는 등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개정안은 이러한 정보를 공개 받을 권리를 세입자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총회절차 및 공공의 재개발 임대주택 인수의무 등
조합원이 직접 출석하지 않고 서면결의서에 의한 총회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합원의 10/100 이상이 직접 참석하도록 했고, 관리처분총회의 경우에는 참석 조합원의 과반수가 아닌 조합원 총수의 과반수를 넘어야 찬성으로 의결토록 했다.

재개발사업에서 임대주택 건설의무를 부과하면서도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사업성을 이유로 임대주택 인수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조합이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는 조합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국토부장관 등 공공이 의무적으로 재개발 임대주택을 인수해야 하고, 인수한 임대주택의 일부는 정비구역안의 세입자와 시행령이 정할 면적 이하의 토지 또는 주택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 토지임대부분양주택으로 공급키로 했다.

정비사업 분쟁의 장기화에 따른 병폐를 막기 위해 도시분쟁조정위원회의 근거를 마련하고, 서울의 강남3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됨에 따라 해제된 지역에서의 재건축사업의 조합원이 소유한 주택 수만큼 분양받을 수 있게 되자 그 범위를 확대해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으로 변경해 그 안에서는 1주택만 공급키로 했다.

정비구역안에 있는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한 거래 계약을 「공인중개사이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상의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으로 인정하고, 나아가 그 토지등소유자에게도 매매·전세 등 부동산 거래 계약시 ▲정비사업의 추진단계 ▲퇴거예정시기 등을 거래 상대방에게 설명·고지하고 이를 계약서에 기재 후 서명·날인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