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국회를 통과한 도시정비법이 2월 6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되면서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는 그 시행시기를 6개월이 지난 8월 7일로 규정했다.
6개월 동안 하위 법령에 대한 개정을 준비하게 되는데, 지난 5월 12일에 국토부가 도시정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2월 6일 공포된 도시정비법(이하 개정법)은 ▲인구 50만이 넘는 대도시의 시장은 직접 기본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추진위원회의 구성시기가 정비구역지정 고시 후로 명문화 되고 ▲재건축사업의 안전진단과 정비계획 수립 절차가 통합됐으며 ▲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조합설립요건으로 토지면적 1/2이상 동의요건이 추가되고 ▲추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의 경우 조합 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의제 가능하며 ▲인감증명서 또한 1번의 첨부로 가능토록해 동의방식을 개선했다.
또한 ▲인접하지 않는 지역 간 정비구역이 지정도 가능하고 ▲정비사업 구역 내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의 수립 등 손실보상에 관해 대통령령으로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고 ▲토지 분할, 다세대 전환, 공동주택의 신축 등 이른바 지분쪼개기의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정비계획의 고시가 있은 날의 다음날 또는 기본계획 수립 후 정비구역 지정·고시 전에 시·도지사가 따로 정해 건축물의 분양받을 권리를 정하도록 했는데, 이번에는 국토부가 하위 법령에 대한 개정안은 내놓은 것이다.
노후·불량건축물, 준공 후 최소 20년 지나야
◆노후·불량건축물 등 위임규정 정비
도시정비법은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조례로 정하는 건축물을 노후·불량건축물의 한 예시로 정하고 있다.
그동안 시행령에서는 준공된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로 정하면서도 시·도조례가 그 이상의 연수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 연수로 해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에서는 최장 40년이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조례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령에서 시·도조례로 위임하는 것에 대한 법체계상의 문제점 지적에 따라 법에서 바로 대통령령과 시·도조례로 위임키로 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시·도조례로 20년 이상이 연수로 정할 수 있게 한 부분을 삭제해 준공된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을 일괄적으로 노후·불량건축물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 김홍길 주무관은 “시행령에서 준공된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의 범위 내에서 시·도조례로 정할 수 있는 것이다”며 “시행령이 20년이라는 최소 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현행과 같이 시·도조례로 그 이상의 연한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행령에 위임하지 않고 법에서 직접 규정함에 따라 ‘주택단지의 범위’및‘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아니할 수 있는 시의 범위’에 관한 규정도 삭제했다.
◆세입자, 기본계획 및 정비계획 참여
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 또는 정비구역의 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주민에게 공람하고 그 공람기간 내 주민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고 그 의견이 채택되지 않은 때에는 그 사유를 통보 받는다.
개정 시행령은 이러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주민에 세입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주택수급사항도 정비계획에 포함, 토지등소유자의 계획 입안 정해
◆주택수급사항도 정비계획에 포함
개정 도시정비법은 ▲정비구역 및 그 면적 ▲정비사업시행 예정시기 등에 관해 정비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비계획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도록 했다.
개정법이 정비구역의 분할 뿐 아니라 결합개발에 관해 정함에 따라 시행령에서는 그 결합에 관한 계획도 포함하고, 정비구역 및 주변지역의 주택수급에 관한 사항도 정비계획에 포함토록 했다.
한편 시·도조례 위임 정할 수 있었던 정비계획의 세부적인 작성기준 및 작성방법에 관한 규정은 삭제한다.
◆정비계획의 입안
현행법상 시장·군수가 기본계획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한 후 시·도지사에게 정비구역지정을 신청한다.
시장·군수가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단계별 정비사업추진계획상 정비계획의 수립시기가 1년 이상 경과했음에도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가 시장·군수에게 정비계획의 입안을 제안할 수 있는데, 제안을 위한 동의 및 제안서의 처리 등에 관한 사항이 정해졌다.
입안의 제안을 받은 시장·군수는 제안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정비계획에의 반영여부를 제안자에게 통보해야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1회에 한해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토지등소유자의 제안을 정비계획에 반영하는 경우에는 제안서에 첨부된 정비계획도서와 계획설명서를 입안에 활용할 수도 있다.
정비계획의 입안을 제안하기 위해 얻어야 하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에 관한 사항 및 그 밖의 제안에 필요한 사항은 시·도조례로 정하기로 했다. 다만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자 수 산정에 관해서는 시행령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시장·군수, 행위제한 중에도 허가 할 수 있지만 분양권 제한 통지해야
◆행위허가 및 행위제한
정비구역 안에서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시장·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행위들 중 건축물의 건축 등의 범위에 대해 시행령에서는 건축법에 따른 건축, 대수선 또는 용도변경으로 정하고 있었으나 개정안은 ‘대수선’을 삭제했다.
한편 개정법에는 국토부장관 등에게 비경제적인 건축행위 및 투기 수요의 유입을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기본계획을 공람 중인 정비예정구역 또는 정비계획을 수립 중인 지역에 대해 3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건축물의 건축하는 것과 토지를 분할하는 행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시행령은 이러한 제한을 위한 방법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국토부장관 등이 행위를 제한하고자 하는 때에는 제한지역·제한사유·제한대상행위 및 제한기간을 미리 고시해야 한다.
고시 전에 국토부장관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는 당해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고시는 관보 또는 공보에 게재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제한에도 불구하고 시장·군수는 도시정비법 제5조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절차에 따라 행위를 허가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시장·군수는 주택 등 건축물의 분양 받을 권리가 제한될 수 있음을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2월 6일 개정법에서 정비사업으로 인해 주택 등 건축물을 공급하는 경우 정비구역 지정고시가 있은 날 또는 시·도지사가 투기억제를 위해 기본계획수립 후 정비구역지정·고시 전에 따로 정하는 날을 기준일로 정해 필지분할 또는 건축물 신축 등 행위에 대한 토지 또는 주택 등 건축물의 분양받을 권리를 산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조합원 100인 이하 시공자 선정
시공자 선정은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이 조합총회에서 국토부장관이 고시한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을 위한 기준>에 따라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하지만, 예외적으로 조합총회에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공자를 선정할 수 도 있다.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조합원이 100인 이하인 정비사업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주민대표회의가 시공자를 추천하는 경쟁입찰의 방법도 1회 이상 일간신문에 입찰공고를 하고, 주민대표회의가 정하는 바에 따라 토지등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주민총회의 의결을 거쳐 시공자를 추천하기로 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부담
시장·군수에 대한 안전진단 신청을 통해 안전진단의 실시가 결정된 경우에는 안전진단을 신청한 자가 그 안전진단에 필요한 비용을 예치해야 했지만, 입법예고안은 안전진단 비용을 시장·군수의 부담으로 명시했다.
다만 ▲주민의 제안에 의한 정비계획 입안 ▲정비구역이 아닌 구역인 경우 ▲이미 추진위 승인을 받은 경우에 있어 주민 또는 추진위가 안전진단의 실시를 요청하는 때에는 시장·군수로 하여금 조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요청하는 자에게 부담시킬 수도 있다.
추진위 동의사항 미리 기재해, 시장·군수 연번 받아야···철회방법도 명시
◆설명·고지 의무, 동의 및 철회
개정법은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정비구역지정 고시 후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의 위원 및 추진위운영규정에 대한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를 구성해 시장·군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 추진위의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이하 추진위 동의자)는 조합의 설립에 동의한 것까지 의제되는 것으로 했으므로, 추진위 구성에 대한 동의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
물론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에 시장·군수 및 추진위에 조합설립에 대한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추진위 동의자는 예외다.
이처럼 추진위 동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설명·고지 의무를 부과했는데 이번 입법예고안에서는 ▲동의를 얻고자 하는 사항 및 목적 ▲동의로 인해 의제되는 사항 ▲조합설립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절차 및 방법을 동의를 받기 전에 미리 설명·고지키로 했다.
이러한 설명·고지를 하지 않고 받은 동의서는 무효로 처리되지만, 악의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직까지 형사처벌은 검토하지 않았다.
추진위 구성에 대한 동의를 받고자 하는 때에는 위원장, 위원, 추진위운영규정 및 추진위 업무사항을 미리 동의서에 기재해야 한다. 또한 그 동의서는 시장·군수가 연번을 부여해 사용키로 했다.
김홍길 주무관은 “그 동안 동의서 징구에 있어 권한 없는 자에 의한 동의서 징구에 대한 문제가 많았다”며 “동의서 기재사항을 미리 준비해 연번을 받아 활용하게 되면 그런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의서 철회와 관련해서도 토지등소유자가 동의의 상대방 및 시장·군수에게 내용증명의 방법으로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철회서를 발송하는데, 동의에 따른 인·허가 등의 신청 전에 철회서가 동의의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동의가 철회된 것으로 본다.
철회서가 시장·군수에세 도달한 때에는 시장·군수는 지체없이 동의의 상대방에게 철회서가 접수된 사실을 통지해야 하며, 인·허가 등의 신청 전에 통지된 경우 동의는 철회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조합설립의 인가에 대한 동의 후 동의서에 포함됐던 ▲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의 개요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 ▲그에 따른 비용의 분담기준 ▲사업 완료 후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사항 ▲조합정관의 각 사항이 변경되지 않은 경우에는 조합설립의 인가신청 전이라도 철회할 수 없다.
조합의 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의제되는 토지등소유자의 반대의 의사표시도 철회에 관한 사항을 준용하나, 조합설립 동의서에 포함된 사항이 변경되지 않은 경우라도 철회가 가능하다.
외국인은 동의서에 서명하고 외국인등록사실중명을 첨부하고, 종전에 제출한 인감증명서로 인해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인감증명서 대신 주민등록증, 여권 등 신분증을 증명하는 문서의 사본을 첨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