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주택조합사업에 있어 알박기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5일 민주당 전병헌 국회의원이 주택조합에도 매도청구권을 인정하도록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사업계획승인을 얻은 사업주체 뿐 아니라,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과 설립신고를 마친 직장주택조합도 매도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2005년 주택법에 매도청구권이 도입 됐지만, 주택법의 해석과 달리 시행령에서 매도청구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어 그 동안 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전부 확보토록 하고 있다.

다만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한 지역에서 대지 면적의 80/100 이상의 사용권을 확보하고 나머지에 대지에 대한 소유권의 매도청구가 가능할 때는 예외적으로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 고시일을 기준으로 해  10년 전부터 해당 대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계속 보유한자가 아니면 매도청구의 대상자가 된다.

또한 사업주체가 전체 대지면적의 95/100 이상의 사용권을 확보한 경우에도 나머지 대지 소유자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

이처럼 2005년 도입 이후 현행 주택법의 해석으로는 충분히 매도청구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주택법 시행령에서 사업계획승인의 요건으로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사실상 매도청구권 행사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주택법에서는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때 매도청구 대상지를 포함해 100% 대지 사용권을 확보하면 가능하지만, 시행령에서 사업계획승인 신청요건으로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전부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자에게 인정되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주택법과 시행령의 충돌로 지난 2월 상도동 두산위브 지역주택조합이 “시행령에서 사업계획승인 신청시 대지 소유권 확보를 요건으로 하는 것 중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설립인가를 받는 지역주택조합 등은 당해 대지 면적의 95/100의 사용권을 확보하면 나머지 소유자에게는 매도청구를 통해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고,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결정고시일 10년 전부터 소유와 거주를 해온 자만 아니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전국지역주택조합 연합회 문상철 연구원은 “현재 주택조합으로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는 약 3만 가구가 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알박기를 통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에서 바로 7000여 가구가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과는 별도로 사업계획승인에 관한 주택법령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택법에서는 사업계획승인을 위해 소유권 확보뿐 아니라 그 대지의 사용권을 확보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시행령에서는 소유권 확보만 그 신청 요건으로 하고 있어 혼란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조합에서도 주택법에서 사용권을 확보해도 사업계획승인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따라 조합원들로부터 대지 사용승낙서를 받았다가, 사업계획신청시 모두 소유권을 신탁하거나 이전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국토부 홍석표 주임은 “아직 의결이 되지 않은 만큼 지금은 시행령에 대한 어떤 논의도 없다”면서  “다만,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거쳐 시행된다면 시행령 제12조에 대해서도 개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