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국토부는 재정비촉진지구(이하 촉진지구) 지정을 위한 최소면적을 완화하고, 국가가 의무적으로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기준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연접해 추진 중인 4개 이상의 정비사업을 하나의 촉진지구로 지정하거나, 역세권과 산지·구릉지간의 결합개발을 위해 촉진지구 지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거지형 15만㎡ 이상, 중심지형 10만㎡ 이상으로 그 지정면적을 완화키로 한 것이다.

또한 낙후지역으로서 기반시설이 열악해 사업시행자의 부담만으로 기반시설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자립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군·구별 800억원 한도에서 도로, 공원, 주차장 설치비를 국가가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주거지형 50만㎡, 중심지형 20만㎡ 이상인 촉진지구 지정면적을 주거여건이 열악한 지역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4까지 완화해 적용할 수 있고, 낙후지역과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대해서는 일정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국가가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재정비특별법이 개정됐었다.

개정 당시 시행령을 함께 개정해야 하는 것은 3개월이 경과한 뒤 시행키로 했는데, 이번에 예고된 재정비특별법 시행령이 이를 구체화 해 4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을 촉진사업으로
시·도지사가 결합개발과 함께 4개 이상의 정비사업을 묶어 하나의 촉진지구로 지정할 수 있는 최소면적 요건이 완화된다.

그러나 촉진지구는 도시의 낙후된 지역에 대한 주거환경개선과 기반시설의 확충 및 도시기능의 회복을 위해 광역적으로 계획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지정된다.

정비사업, 도시개발사업, 시장정비사업과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촉진사업에 해당하지만, 촉진지구안에서는 개별 법률보다 재정비특별법을 우선적용 하고 있다.

이처럼 개별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광역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촉진지구 지정을 위해서는 최소한 주거지형은 50만㎡, 중심지형은 20만㎡ 이상으로 정했던 것이다.

처음 재정비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용도지역 변경을 가능하게 하면서 용적률ㆍ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건립하는 주택의 규모별 비율 및 지방세 등을 완화하는 특례를 통해 촉진사업의 전환을 유도했었다.

그러나 정비사업을 진행하다 촉진지구로 지정된 많은 사업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성북구 장위지구와 영등포구 신길지구 같이 이미 정비사업을 진행하던 지역은 촉진계획을 수립할 때까지 1년 이상 사업을 중단해야하기 때문이다<본지 12호 3면>.

국토부 관계자도 촉진계획이 수립돼 확정될 때까지는 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현재 촉진지구로 전환돼 시행되는 많은 지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도지사로 하여금 지금보다 요건을 완화해 정비사업구역을 촉진지구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보다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의 기반시설비 지원의무
촉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기반시설 비용부담에 있다.
촉진계획에  따라 촉진지구 안·밖에서 설치하는 도로 및 상하수도시설 등 모든 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은 원칙적으로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국가 또는 시·도지사로 하여금 기반시설의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실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조합원들이 모두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촉진사업이 시행되는 대부분의 구역에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30일 민주당 김희철 의원은 사업시행자가 단독으로 부담하던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국가,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및 사업시행자가 공담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재정비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본지 38호 11면>.

한편 지난해 말 정부가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50/100 범위에서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재정비특별법이 개정됐는데,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그 조건을 정하고 있다.

도시영세민을 집단으로 이주시켜 형성된 낙후지역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과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에 미치지 못하는 지자체에는 국가가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의무적으로 지원키로 했는데, 개정안은 여기에 조건을 추가해 소요되는 비용이 당해 지자체의 과거 3년간 평균 예상액의 30/100 이상이란 요건을 추가한 것이다.

또한 국가가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기반시설은 비용분담계획상 지자체가 설치하도록 계획된 도로, 공원, 주차장으로 지자체별 800억원의 한도에서 지원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가가 비용을 지원해야 하는 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을 구체화 했다”며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 제32조제4항제1호에서 정한 요건을 2개 이상 충족하거나 제1호의 요건과 제2호에서 정한 요건을 각각 하나 이상씩 충족해야만 국가가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