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희철 국회의원은 지난 6일 현행 도시정비법이 정비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사업시행자의 사업 달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주거 및 도시환경의 개선이라는 정비사업의 목적 달성과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손해를 입는 자에 대한 보호의 조화를 위해서는 정비사업의 진행 절차를 엄격히 해야 한다며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 했다.

◆정비사업 절차 강화
시장·군수가 정비계획을 수립할 때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 전에 이를 먼저 주민에게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하고, 정비계획의 내용에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조정방법 및 절차에 관한 사항’을 추가 했다.

또한 조합 총회의 진행을 볼 때 조합원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서면결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조합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조합원 10/100 이상이 출석해야만 의결할 수 있게 하고, 조합원의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는 총회 의결 정족수를 더욱 엄격히 해 조합원 총수의 2/3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 시에는 감정평가를 통해 추산된 재산의 가치에 대한 내용을 조합원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토록 했다.

한편 강제철거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되는 관리처분계획 고시에 따른 사용·수익 제한에 대해서는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뿐 아니라 사업시행자가 보상을 완료할 때까지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해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군수의 감독권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띄는데 사정변경으로 인해 정비사업을 계속 시행하는 것이 현저히 공익에 반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시장·군수로 하여금 인가 또는 승인을 취소하거나 사업시행자에게 공사의 중지·변경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게 했다.

 

◆소수조합원대표회의 신설
정비사업의 시행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에 대한 민원을 신청하는 조합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소수조합원대표회의(이하 소수대표회의)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소수대표회의는 조합원 1/10 이상의 동의로 5인 이상 15인 이하의 대표를 구성한 후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소수대표회의의 난립을 막기 위해 하나의 정비구역에 3개까지만 허용되며, 구성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조합원은 승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사업시행자가 ▲건축물의 철거 ▲주민이주(세입자 강제퇴거 포함) ▲토지 및 건축물의 보상 ▲정비사업비의 부담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한 시행규정을 정할 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행 주민대표회의에서의 세입자 보호를 강화해 토지등소유자와 함께 세입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사업시행자가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할 때 주민대표회의는 세입자 보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순환정비방식의 보완 등
현행법상 사업시행자가 순환정비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나,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시장·군수가 사업시행자와 협력해 정비사업의 시행을 순환정비방식으로 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이 내용은 김희철 국회의원 같은 날 발의한 재정비특별법 개정안에도 포함됐는데, 촉진사업 중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재개발사업의 경우 재정비촉진구역 밖에서 건설되는 거주시설을 활용토록 의무화 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에서 300세대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는 재건축사업에서는 전용 60㎡ 이하의 소형주택을 전체 20% 이상 짓도록 하고,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 안이 상가건물 임차인에게는 이주정착상가로의 이주나 정비사업 시행 후에 건축되는 건축물에 대한 우선적인 임차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한편 한나라당 차명진 국회의원도 지난 9일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 했는데,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하는 경우 반드시 주민과 세입자의 이주대책에 관한 내용을 포함토록하고 최대 125%까지 용적률 혜택을 통해 세입자보호 대책의 수준(손실보상의 기준)을 높이도록 유도키로 했다.

또한 조합이 단독으로 순환용주택을 건설해 순환정비방식으로 사업을 시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단독으로 시행하는 조합이 정비구역 인근에 있는 주택공사등이 자체 보유한 임대주택을 순환용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